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고래고기 찾는 사람 늘고 값 오르자 불법포획 기승

21일 아프리카 모로코에서는 제62차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는 1986년 이후 금지된 상업적 포경을 다시 허용하느냐를 집중 논의하게 된다. 국제적으로 포경 허용 논란이 가열되자 IWC 의장은 향후 10년간 제한적 포경 허용을 타협안으로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포경 허용 여부를 검토해 왔으나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비난을 우려한 외교통상부의 반대로 주춤한 상태다. 정부가 어정쩡한 입장인 사이 고래고기 수요는 늘고 있고 불법 포획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일 경북 포항시 양포항 부두에서 어민과 수협 관계자들이 밍크고래의 크기를 재고 있다. 통발 그물에 걸려 죽은 이 고래는 몸길이가 7.6m로 경매에서 1700여만원에 팔렸다. 한 해 우연히 그물에 걸리는 고래는 600마리가 넘고 대형 고래인 밍크고래도 80여 마리에 이른다. [공정식 프리랜서]
지난 3일 오후 경북 포항시 양포항. 항구로 다가오는 25t짜리 통발어선 동춘호에는 7.6m 길이의 밍크고래가 묶여 있었다. 선장 김모(49)씨는 “지난달 초에 설치해 놓은 통발에 걸린 것을 발견해 건져 왔다”며 “몸에 상처가 많이 난 것으로 봐 2주 전께 그물에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선장이 밍크고래를 잡았다는 소식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모두 “로또 맞혔네’라며 축하인사를 건넸다.

현행법상 일부러 고래를 잡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다른 고기를 잡기 위해 쳐 놓은 그물에 우연히 걸린(혼획) 고래는 합법적으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고래는 다음 날 아침 경매에서 고래고기 식당 주인에게 1700여만원에 팔렸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연안에서 혼획된 고래는 최근 3년(2007~2009년) 동안 1980마리로 연간 660마리꼴이다. 2000년대 초 연 평균 300마리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배 이상 늘었다. 긴부리돌고래 등 작은 고래가 대부분이지만 비교적 대형인 밍크고래도 최근 3년간 243마리나 그물에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 문대연 고래연구소장은 “고래 개체 수가 늘면서 혼획도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잡힌 고래는 대부분 고래고기 음식점에 공급된다. 특히 울산에서는 고래 축제 바람을 타고 고래고기 식당이 급증하고 있다. 고래특구로 지정된 울산시 남구 장생포항에는 고래고기 식당이 26곳이나 된다. 울산시내에서 고래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주태화(59)씨는 “6년 전에는 주변에 고래고깃집이 4~5곳뿐이었는데 지금은 2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포항시내에서는 일반 횟집이나 생맥줏집에서도 고래고기를 기본 안주로 내놓을 정도”라고 전했다.

문제는 혼획된 고래만으로 고래고기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자연히 고래 값도 올라 밍크고래 한 마리는 2000만원가량 된다. 값이 비싼 탓에 불법 포획도 끊이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불법으로 고래를 잡다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해경에 적발된 불법 포획은 2007년 12건이었고 지난해도 8건이나 됐다. 올 들어서도 울산·포항에서 8건이 적발됐다. 지난해 5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밍크고래 120마리를 불법으로 잡아 온 강모씨 등 일당 8명이 17일 구속되기도 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밍크고래를 배 위에서 직접 해체한 뒤 소형 모터보트를 이용해 항구로 운반하는 수법을 썼다.

◆고래잡이 허용 놓고 갈등=어민들 사이에서는 고래잡이를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어민단체인 포항양조망협회 김동주 사무국장은 “돌고래 한 마리가 하루에 청어·오징어 등을 5~10㎏씩 먹어 치우기 때문에 어획량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돌고래 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최예용 부위원장은 “고래잡이 금지는 세계적 추세”라며 “정부가 불법 포획을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포경 허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우선 고래 개체 수나 행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실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대연 소장은 “어민들의 피해 여부를 판단하려면 고래의 물고기 포식량 등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래연구소의 연구인력이 3명밖에 안 되는 등 국내의 고래 연구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포항·울산=강찬수 기자
사진=공정식 프리랜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