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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나·허정무의 월드컵 일기] 당신은 오뚝이잖아요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부인 최미나씨가 애끊는 심정을 담은 편지를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아르헨티나전 1-4 패배 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는 최씨는 ‘오뚝이’ 허 감독에게 16강 기원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축구팬들에게 “빗속에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너무 죄송합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주세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정리=온누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2010년 6월 17일.

최미나씨가 허 감독에게 쓴 응원 편지. [김태성 기자]
하루가 1년인 듯 시간이 안 가더니 아르헨티나전이 끝났다. 4-1. 일어설 힘조차 없다. 꿈이었으면. 게임이 다시 지금부터 시작됐으면.

어떻게 뭘 해야 할지 안절부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신문, TV 관계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나는 모든 매스컴을 뒤로한 채 그냥 멍하니 앉아있다. 남편은 지금 무슨 심정일까? 남편 걱정 때문에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라도 있었으면.

많은 사람들 입에 선수 기용 문제가 오르내린다. 오범석 선수와 차두리 선수 기용을 두고 시끌시끌하다. 남편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남편과 30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거짓말하는 남편, 비겁한 남편을 본 적이 없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남편만 봐 왔다. 그래서 이유가 있겠지 싶으면서도,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선수 기용에 대해 팬들은 또 얼마나 화가 났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딱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그들은 얼마나 잘 하고 싶었을까, 얼마나 이기고 싶었을까’ 하는 거다. 축구만 바라보고 성장기를 보내고, 청춘을 보낸 선수들에게는 너무 심한 비난만은 자제해주셨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

월드컵 감독으로서 16강 진출은 남편의 축구 인생 최대의 소원이다. 남편은 어떤 결과에도 ‘감독이 책임진다’고 했다. 하지만 최악의 결과가 나왔을 때, 국민의 아픔을 어떻게 하고 무얼 책임진단 말인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나이지리아와의 게임 뒤에는 다음 게임이 없는데…. 마음이 무겁다. 대표팀 감독을 하겠다고 했을 때 더, 더 세게 말릴 걸.

남편한테 전화가 왔다.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힘 내. 잘 될 거야. 기도 열심히 할게. 다음 게임이 있잖아, 파이팅!”이었다. 남편은 한결같이 “응 그래. 혼자 있어? 저녁은 먹었어?” 하고는 역시나 축구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나는 “여보,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그리스전 때 입었던 ‘2-0 슈트’를 입으면 안 될까? 행운이 깃든 슈트 같아요” 하며 부탁을 해 본다.

비를 맞으며 응원하던 국민들의 모습이 떠올라 너무너무 미안한 생각이 들고 죄스럽기만 하다. “남편이 약속을 지킬 거예요. 조금만 믿고 기다려 주세요”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남편한테는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당신은 오뚝이잖아요. 쓰러질 때마다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힘 내세요. 응원해 주시는 많은 분들께 보답해 드려야 해요.”

-나이지리아전 승리를 간절히 빌며, 최미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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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허정무
(許丁茂)
[現] 대한민국축구국가대표팀 감독
1955년
최미나
(崔美那)
[現] 윌러스 대표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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