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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 만든 놀이터 …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지난 16일 오후 3시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인 KTDS의 서울 목동 사옥 7층. 좌우 벽면을 따라 물이 흐르는 사무실 통로부터 심상치 않은데 이를 지나니 500㎡ 정도 면적의 밝고 확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이때 파스텔 톤의 테이블 한 곳에서 ‘와∼’ 하는 함성이 울렸다.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직원들 틈에서 6명이 나무블록 쌓기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5분쯤 지났을까. 이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언제 놀았느냐’는 듯 IT 전문용어를 쏟아내며 진지한 토론을 시작했다. 빌링IS본부의 임노현(31) 대리는 “새로 구축할 IT시스템 회의다. 경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듯이 심각한 토론에 앞서 머리에 힘을 빼기 위해 이런 놀이를 즐긴다”고 말했다.

#재미있어야 일도 잘 된다

KTDS 빌링IS본부 직원들이 서울 목동 사옥 7층의 휴식공간 ‘재미스(ZEMIS)’에서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회의 직전에 놀이를 통해 두뇌를 유연하게 만든다. [KTDS 제공]
‘일’과 ‘재미’를 결부시키는 회사가 늘고 있다. 사무실의 일부를 떼내 놀이문화를 활성화해 경직적인 분위기를 풀고 창의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는 ‘스마트경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똑똑하게 일하기 Work SMART’라는 보고서에서 작업 공간의 효과적인 배치는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고 했다. 미국의 세계 최대 비즈니스 분석 솔루션업체인 SAS는 전 직원에게 개인사무실을 제공하고 수영장 등을 갖춘 자체 피트니스센터를 운영한다. 골치 아픈 개발작업이 많아 일하다가 이런 시설을 활용해 심신을 달래라는 배려다. 일본의 채용 지원업체 링크&모티베이션은 사무실을 배 모양으로, 회의실은 선실처럼 설계했다. 항해하며 일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 것이다.

KTDS는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지난달 ‘재미스(ZEMIS)’라는 공간을 마련했다. ‘재미있는 IS(Information System) 공간’이라는 뜻으로, 회색빛 책상이 빽빽이 차 있던 7층 전체를 휴식·놀이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보드게임기와 10여 대의 안마의자가 놓였다. 자연스러운 장소에서 회의를 하니 아이디어가 잘 샘솟는다는 중론이다. 김종선 사장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는 IT시스템에 맡기고, 직원들은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로 부가가치가 높은 시스템 혁신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잘 노는 사람이 일도 잘 한다

포 스 코 직원들이 서울 대치동 포 스 코센터 동관 4층의 ‘포레카(POREKA)’에서 가상 골프 게임을 즐기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에는 지난해 말부터 “잘 노는 포스코인이 되자”고 강조한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동관 4층에 ‘포레카(POREKA)’라는 시설과 관련이 있다. 포레카는 ‘포스코(POSCO)’와 고대 그리스에서 부력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가 외친 ‘유레카(EUREKA·알아냈다는 뜻)’를 합친 말로, 포스코 임직원의 창의력 향상과 창조문화 조성을 위해 만든 사내 놀이공간이다. 직원들은 한 달에 최소 4시간을 이곳에서 지내야 한다. 정준양 회장은 ‘창의는 통찰에서 나오고 통찰은 관찰에서 비롯됩니다’란 본인의 붓글씨를 동판으로 만들어 이곳에 붙여놨다. ‘브레인샤워’라는 공간에는 아예 ‘누워서 뒹굴뒹굴하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정 회장은 회의 때마다 “일하는 방식을 스마트 워크(smart work)로 바꿔야 한다”고 자주 강조한다. 놀 때는 놀고, 놀면서 창의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사무실은 ‘제2의 쉼터’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의 NHN 사옥 비상계단에는 칼로리 소모량이 표시돼 임직원들의 계단 오르내리기 운동을 간접적으로 장려한다. [NHN 제공]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들어선 NHN의 새 사옥은 ‘제2의 집’을 주제로 설계됐다. 사옥 건설 기획을 맡은 박치동 스페이스TF팀장은 “직원들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일하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토론 공간인 ‘하이브(벌집)’는 소극장 구조다. 특히 비상계단 하나하나에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해주는 숫자를 써넣고 바닥에는 자갈을 깔았다. 벽면에는 야생 동식물 정보를 제공하는 그림을 그려 넣었다. 이에 대해 원윤식 부장은 “건강을 챙기려는 임직원들이 계단 오르내리기를 하는 걸 보면서, 이왕이면 지루하지 않게 즐거운 마음으로 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병욱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사무실 공간 혁신은 조직문화 혁신에 적잖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근면성만 강조해선 글로벌 경쟁의 대열에 설 수 없다. 직원들의 창조적 DNA를 찾아주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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