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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위안화 절상 임박, 국내 영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위안화 환율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중국의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발전 상황이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해도 될 정도가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일본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하루 변동폭을 종전 기준(달러화 대비 ±0.5%)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변동폭이 있기는 했지만, 사실상 고정됐던 위안화(달러당 6.82위안) 가치의 소폭 변동을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당장 큰 변동이 없다 하더라도 일단 물꼬가 트인 만큼 정부와 기업들은 득실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해졌다.

큰 덩치가 움직이면 주변에 다양한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과거의 자리에 빈 공간이 생기고, 새로 차지한 자리에는 갈등이 생겨날 수도 있다. 중국과 거리도 가깝고 경제 교류도 많은 한국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교역엔 제한적 이익=꽉 묶였던 환율의 말뚝이 헐거워지면 위안화 가치는 조만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만든 물건이 비싸진다는 의미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 물건과 경쟁하는 나라들로선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줄기차게 위안화 절상 압력을 해온 이유도 중국 물건이 비싸지면 자국 수출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수출 대상국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중국으로의 수출은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중국 물건이 비싸지면 중국 사람들도 자국산 대신 다른 나라 물건을 사겠지만, 한국 제품이 그 수혜를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품 가운데 소비재는 6.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의 절반 가량이 가공무역을 위한 원자재나 자본재인데,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줄면 연쇄적으로 우리의 수출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이봉걸 수석연구원은 “중국 수출과 우리의 대중국 자본재 수출의 상관계수는 0.96으로 매우 높은 편”이라며 “특히 중국의 저임금을 이용하기 위해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제조업체들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위안화 절상에 따른 국내 수출의 증가와 감소 요인이 뒤섞여 있어 최종적인 결과는 각 요소의 상대적 크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무역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실제 위안화 가치가 17.9% 절상됐던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 전체 수출액 가운데 한국의 비중은 0.03%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물가엔 부담=중국 물건이 비싸지면 국내 물가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건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수입액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에도 17%를 넘었다. 특히 TV와 휴대전화·컴퓨터·선박 등의 제품들이 가격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받는 원료나 부품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농축산물 등 먹을거리 가격도 들썩일 수밖에 없다. LG연구원은 위안화 가치가 10% 오를 경우 국내 물가는 0.24%포인트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오르고 나머지 통화는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도 따라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KTB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선진국보다 경제여건이 좋고 중국 수출이 조정되면 대신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달러 대비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그랬다. 2005~2008년 위안화 절상 시기에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도 비슷한 비율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조사 결과 위안화와 원화 환율의 상관계수는 0.7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한쪽의 움직임과 다른 쪽의 움직임이 비슷해진다. KIEP는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원화 동반 절상이 나타날 경우, 원화 절상의 부정적인 효과가 지배적으로 나타나 수출·무역수지·국내총생산(GDP)이 모두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기업들 촉각=중국 위안화 절상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별로 이해득실이 제각각이고, 같은 산업 내에서도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한 디스플레이·휴대전화·가전제품의 수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구매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산 원자재를 들여다 완제품을 생산하는 정밀화학원료·석탄·비철금속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전이 예상된다.

자동차 산업은 중국에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대중국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아 위안화 절상의 영향이 제한적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기계산업팀장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대수 중 수출 물량의 비중은 5% 수준이라 수출 가격(중국 내 수입 가격) 하락에 따른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 관계자는 “ 중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지만 최근 인건비 상승 압력이 워낙 커 위안화 절상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경우 글로벌 무대에서 다각적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있더라도 큰 영향이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히려 위안화 절상 이후 달러와 유로화 가치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기 위해 최소한의 외화만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패션 업계는 위안화 절상을 반기고 있다. 올해 중국에서 매출 1조원이 예상되는 이랜드가 대표적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한 물건 대부분이 중국에서 소화된다”며 “중국 현지에서 위안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현철·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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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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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