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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족쇄 푼 위안화 … 이제 관심은 “언제, 얼마나”

마침내 중국이 약속을 했다. 꽉 묶어뒀던 위안화 가치를 소폭(하루 ±0.5%)이나마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한두 번 한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엔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는 글이어서 무게감이 다르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모두 쉬는 토요일 밤을 택해 인민은행 홈페이지에 오른 A4 한 장 분량의 성명에 세계 경제의 촉수가 곤두섰다. <관계기사 E2, E3면>

일단 각국 정부는 반색했다. 한쪽으로 내려가 있던 세계 경제의 시소가 평행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안화 가치는 2년째 달러당 6.82위안 수준이다. 실제 가치는 지금보다 50~60% 높다는 주장까지 있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눌러 놓는 바람에 무역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게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불만이었다. 낮은 위안화 가치를 기반으로 값싼 중국산 물건이 자국 기업을 죽이고,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물꼬를 텄을 뿐이다. 문서로도 부족하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행동으로 보이라는 압력이다. 중국에 대한 보복을 주장해 온 미국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이번 발표는 모호하고 제한적”이라고 논평했다.

눈에 보이는 계산도 있다. 26~27일 캐나다에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선진국들은 이 자리에서 중국 위안화 문제를 이슈로 삼을 태세였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최근 중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 대응은 중국엔 정치적으로 득이다. 밀려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 결정이란 명분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중국이 자국 경제와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행동에 쏠렸다. “얼마나 많이, 얼마나 빨리 환율 절상을 허용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가이트너 장관의 말은 시장의 관심을 그대로 보여준다.

위안화 가치가 확 오르는 일은 없을 전망이다. 대부분 금융사들이 연말까지 3% 절상을 전망한다. 방향은 미국 뜻대로 잡혔지만, 방식은 중국의 뜻대로 ‘조금씩 천천히’ 다.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가 급등해 일본 경제가 고꾸라지는 걸 중국은 봤다. 중국이 단기적으로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핫머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무조건 손해 보는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물가 관리를 해야 할 입장이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수입물가가 하락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구매력이 높아져 내수가 늘면 수출의 빈 틈을 메울 수도 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 회장은 “위안화가 글로벌 불균형을 치유할 수 있는 만병 통치약은 결코 아니다”며 “중국은 내수 확대에, 미국 등 선진권은 재정적자 감축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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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