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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포증·광장공포증·폐쇄공포증, 어떻게 극복할까

포를 느끼면 등골이 오싹하면서 털이 곤두선다. 이 섬뜩하고 불쾌한 기분을 일부러 찾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공포영화를 보거나 귀신의 집을 찾고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는 경우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어느 정도의 공포는 몸에서 아드레날린을 분비해 적당한 긴장상태를 만든다”며 “이 상태에서 사람은 기분도 좋고, 집중도 잘 되기 때문에 ‘좋은 스트레스(Eustress)’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면서 짜릿한 자극을 준다. 나른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일의 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공포반응이 지나치면 공포증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상현실을 이용한 공포증 치료 모습. 디스플레이 장치를 착용하면 가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중앙포토]
사회공포증 누구나 대인관계에서 조금씩은 장애를 느낀다. 그러나 타인의 비판이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사회공포증으로 분류된다. 사회공포증은 10대 중반에 발병하며, 평생 유병률은 3~13% 정도다. 환자의 대부분이 자존심이 강해 작은 실수에도 열등감을 느끼고 고민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강한 집념을 갖는 게 특징이다.

완벽주의자에게 많은 것도 특징이다. 실수를 보이지 않으려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더 긴장하고, 불안이 습관화되면서 공포증이 되기 쉽다. 이성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든가, 너무 떨려 공식석상에서 발표를 할 수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함께할 수 없고, 남이 보는 앞에서는 손이 떨려 글을 쓸 수 없는 등 증상은 다양하다.

사회공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고 비합리적으로 왜곡된 사고를 교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는 환자들끼리 모여 발표도 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집단 인지행동 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소의원 오동재 원장은 “세로토닌이란 뇌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도 불안감이 나타나기 때문에 선택적 세로토닌 흡수차단제(SSRI)를 쓰거나, 교감신경차단제 등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했다.

특정공포증 특정공포증은 명확한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비행공포증이 여기에 속한다. 공포 대상은 고양이나 거미·새와 같은 동물일 수 있고, 높은 장소나 엘리베이터·치과와 같은 특정 장소 또는 폭풍·번개·물과 같은 자연환경일 수도 있다. 인구의 11%에서 나타나며 여성에게 더 흔하다.

환자가 두려워하는 대상이 실제로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면서 노출을 늘린다. 이를테면 비행공포증의 경우, 매년 교통사고 사망자와 항공사고 사망자의 통계수치를 비교해 계산해본다.

비행공포증연구소 이상민 소장은 “항공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천백만분의 1 수준으로 번개 맞을 확률보다 매우 낮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며 “객실 내 산소가 부족해질까 걱정하는 폐소공포증 환자에겐 5~10분마다 엔진을 통해 신선한 공기가 순환된다는 등의 세부지식이 도움 된다”고 말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치료자와 함께 높은 건물에 올라가 오래 견디는 치료를 받기도 한다.

광장공포증 ‘지금 당장 여기를 빠져나가지 않으면 쓰러져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반복해서 든다면 광장공포증을 의심할 수 있다. 사람이 많고 넓은 쇼핑센터나 백화점·버스·지하철·비행기 등에서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며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든다. 광장공포증 환자는 어떤 상황 자체보다 이때 일어나는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반응을 두려워한다. 그 자리에서 졸도하거나 심장발작·정신이상 등이 나타날까 두려운 것이다.

최근에는 실제 사회적 상황을 3차원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가상현실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머리에 디스플레이 헬멧을 쓰면 환자가 공포를 느끼는 장소와 상황이 펼쳐진다. 가상현실 속에서 경험을 반복하며 환자 스스로 행동을 교정해 나간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김재진 교수는 “공포를 느끼는 상황에 점진적으로 노출시키면서 적응력을 키운다”며 “한 번에 쉽게 없어지기 어려우므로 환자 본인이 증상 극복을 위해 자신감을 갖고 부딪혀 보겠다는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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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