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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정성룡이냐 이운재냐’ 허정무 감독, 다시 고민

대표팀 골키퍼 정성룡(오른쪽)이 지난 15일(한국시간) 훈련 도중 이운재가 슈팅을 막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정성룡이 골문 을 지켰지만 23일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이운재가 선발 출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루스텐버그=연합뉴스]
“두 경기를 쉬었지만 내가 해야 할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팀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에서 벤치를 지킨 골키퍼 이운재(37·수원)의 말이다. 그는 허정무팀이 나이지리아전을 펼칠 더반으로 이동하기 전날인 19일(한국시간)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경기장에서 훈련에 앞서 기자들과 만났다.

허정무(사진) 감독이 이날 인터뷰 선수로 이운재를 지목한 것을 두고 나이지리아전에 그를 선발 골키퍼로 내세울 생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표팀 후배 정성룡(25·성남)은 그리스전 무실점으로 월드컵 데뷔전을 훌륭하게 치렀고, 아르헨티나전에서도 4골을 내줬지만 결정적인 슈팅을 수차례 막아냈다. 선방(세이브) 부문에서 정성룡은 9개로 미국의 팀 하워드(에버턴)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정성룡의 보이지 않는 실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전 3, 4번째 실점 당시 공중볼 처리와 펀칭이 미숙했고, 위치 선정이 좋지 않은 등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16강 진출이 걸려 있어 부담과 긴장이 극도로 치달을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경험 많은 이운재가 나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슈팅을 막는 순발력은 정성룡이 앞서지만 수비진을 지휘하는 카리스마와 안정감은 이운재가 확실하게 우위에 있다. 수비수들 입장에서도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온 선배 이운재가 골문을 지키는 게 심리적으로 더 편안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운재는 반발력이 워낙 강한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를 이번 대회 실전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게 약점으로 드러날 수 있다.

네 번째 월드컵 본선(1994·2002·2006·2010년)에 참가한 이운재는 정성룡에게 주전 자리를 넘겼지만 후배에게 격려와 덕담을 아끼지 않으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운재는 “우리에게 더반은 행운의 땅이 될 수도 있고, 죽음의 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선수들 모두 행운의 땅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으로 한마음이 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 개막 직전까지 주전 골키퍼를 놓고 고민했던 허정무 감독이 운명의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프리토리아=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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