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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기차 여행 <6> 전남 홍도·흑산도

섬 여행이 대세다. 몇 해 전만 해도 너무 멀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푸대접을 받았던 섬 여행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연방 섬 여행 특유의 낭만을 보여주면서 속 뒤집히는 배멀미나 지저분한 민박집이 아련한 추억으로 부활했다.



뭍 끝까지 ‘기차놀이’ … 섬까지는 ‘뱃놀이’

우리나라 3대 섬 여행지는 동해의 울릉도, 남해의 거문도, 서해의 홍도·흑산도다. 여기서 제주도는 빠진다. 섬 여행이라 하면 배를 타는 통과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섬 여행의 계절 여름, 국내 3대 섬 여행지를 왕복하는 여객선은 거의 매일 만원을 이룬다. 섬은 기차를 타고 가야 제격이다. 선착장이 있는 목포(홍도·흑산도)·여수(거문도)·포항(울릉도)이 서울에서 너무 멀기 때문이다. 각 항구 도시에서 기차역과 여객항은 대부분 가까이 있다. 3대 섬을 다녀오는 여행상품이 기차와 연계한 게 유독 많은 까닭이다. 홍도와 흑산도를 다녀왔다. 서울에서 KTX열차를 타고 목포에서 내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갔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365㎞가 3시간20분 걸렸고, 목포에서 홍도까지 117㎞가 2시간30분 걸렸다.



글=김영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 첫날 오전 10시40분 목포역



서울 용산역 출발시간이 오전 7시20분, 목포역에 도착하니 아직 점심 전이다. 홍도·흑산도를 찾는 관광객은 연 20여만 명. 그중 30%가 기차를 타고 오는 손님이란다. 마중을 나온 여행사 승합차를 타고 목포 시내를 한 바퀴 돌았다. 해양유물전시관·갓바위·유달산 등 목포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봤다. 유달산 올라가는 길, 음식점에서 낙지비빔밥을 두 그릇이나 해치웠다. 장시간 배를 탄다고 하니, 왠지 배불리 먹어야 할 것 같은 절박함이 느껴졌다.



# 첫날 오후 3시30분 홍도 도착



홍도는 호리병 몸매처럼 끊어질 듯 이어진 한 덩어리 섬이다. 2시간30분을 달려 쾌속선이 닿은 곳은 홍도 1구 선착장. 1구 마을은 섬의 두 봉우리, 양산봉(231m)과 깃대봉(365m) 사이 눌림목에 포근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날 오후 남해프린스호에서 내린 사람은 219명. 비성수기 평일치고는 많은 편이다.



지난 봄, 홍도에 해안 산책로가 조성됐다. 홍도분교에서 발전소까지 약 500m의 데크로드다. 홍도를 찾은 여행객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여정일 것이다. 장시간 배를 타고 온 여독을 시원한 바닷바람에 실어 떨쳐버릴 수 있는 곳이다.



다리품이 넉넉한 사람에게는 깃대봉 가는 길의 전망대를 권한다. 짙푸른 바다에 둘러싸인 작은 갯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람 키만 한 자잘한 구실잣밤나무로 둘러싸인 전망대에 밤꽃 향이 엄습했다. 여기 사람은 구실잣밤을 ‘쨋밤’이라고 부른다. 밤꽃 또한 보통 밤나무보다 소담하다. 한 움큼 집어 손바닥에 문지르니 말 그대로 자연의 향수다. 1구에서 깃대봉을 넘으면 2구, 예전 1·2구 마을 사이에는 오솔길이 나 있었다. 그러나 국립공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출입을 막고 있다. 아쉽지만 헤쳐 들어갈 수 있는 홍도의 속살은 여기까지다.



도회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인숙 분위기의 여관. 홍도엔 널려 있다. 섬에서 맞는 첫날 밤, 여관 골목은 왁자지껄했다. 골목마다 ‘아줌마’ 여행객의 취기와 여흥이 가득했다. 수퍼·포장마차·해변나이트클럽에서 술에 취한 유행가가 흘러나왔다. 밤이 되니 홍도는 여인의 섬이 됐다.



# 둘째 날 오전 8시 홍도 유람선



1992년만 해도 홍도는 저녁 시간에만 전기가 들어오는 오지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홍도의 주된 유람은 유람선을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 여정 이틀째 250인 정원의 홍도 선플라워호 갑판에서 ‘김홍도’라는 이름표를 가슴에 찬 사내를 만났다. 그는 10년째 유람선 디제이를 맡고 있는 홍도의 명물이다. 무려 2시간30분이나 진행되는 유람에서 그는 쉼 없이 홍도에 대해 떠들어댔다. 모든 설명의 첫마디는 “이 아름다운 섬 홍도”였다. 디제이는 노래도 하고, 관람객 사진도 찍어주고, 횟감을 썰어 나르기까지 했다.



# 둘째 날 오후 3시30분 흑산도 도착



홍도로 왔던 뱃길을 30분 되돌아가면 흑산도 예리항이다. ‘검은 섬’ 흑산도(黑山島)는 ‘붉은 섬’ 홍도(紅島)를 이기지 못한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홍도는 관광 섬, 흑산도는 홍어잡이와 양식업을 하는 어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도·흑산도 패키지 여행객은 대개 홍도에서 놀고 먹는다.



3월 말 흑산도는 개화했다. 섬 해안을 한 바퀴 아우르는 일주도로가 비로소 개통된 것이다. 진리에서 예리까지 25.4km의 아스팔트 포장길이다. 1984년 첫 삽을 뜬 뒤 26년 만이라고 한다.



유람선이 들어오는 예리 항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코스를 잡으면 가장 먼저 상라봉에 이른다. 홍도가 내려다보이는 상라봉 정상, 짓궂은 물안개가 시야를 가렸다. 습기를 가득 머금은 후텁지근한 바람에서 밤꽃 향이 짙게 풍겼다. 이때 어딘가에서 애달픈 노랫소리가 들렸다.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



‘흑산도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동백아가씨’까지 이미자 노래 세 곡이 전망대 뮤직 박스에서 연달아 흘러나왔다. 섬과 섬 안개, 섬 노래, 섬 밤꽃 향이 가득한 상라봉 전망대는 로맨틱 명당이었다. 10분마다 자동으로 나온다는데, 한참을 기다려 노래 3곡을 더 듣고 내려왔다.



흑산도를 한 바퀴 돌다 보면 약수터와 백사장을 비롯해 멸치·미역·다시마를 말리는 광경을 만난다. 아직 많은 것을 간직하고 있는 진짜 갯마을 풍경이다. 겨울 홍어잡이가 끝난 흑산도의 먹을거리는 간국이다. 소금 간을 한 생선을 볕에 바짝 말려 국거리로 쓴다. 주로 우럭이나 장어 말린 것을 쓰며, 다시마 육수에 다진 마늘을 넣고 끓여낸다. 시원한 국물이 아침 해장국으로 일품이다.



# 셋째 날 오후 1시 목포항 도착



오전 11시 흑산도에서 쾌속선을 타고 목포로 나왔다. 서울에서 출발해 2박3일 동안 홍도·흑산도·목포를 모두 둘러봤다. 알찬 유람이다.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3시간2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KTX 열차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유달산 아래 음식점에서 남도에서 맞는 마지막 밥상을 받았다. 남도에서 먹는 마지막 밥상이라고 생각하니 더 깨끗하게 밥상을 비웠다. 목포역에서 오후 7시 서울행 KTX 열차에 올라탔다. 잠깐 눈을 붙였나 싶었는데, 벌써 용산역이란다. 오후 10시30분이 채 안 된 시각이었다.







이용 정보 기차 타고 가는 섬 여행은 홀가분하다. 식사·숙박까지 해결할 수 있는 KTX 여행 상품은 더 그렇다. 코레일관광개발(www.korailtravel.com)이 진도·완도·해남 등을 연계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목포 당일 시티투어(8만9000원), 홍도·흑산도 1박2일(21만8000원), 홍도·흑산도·도초도·비금도·목포시티투어 2박3일(27만8000원), 홍도·흑산도·진도 2박3일(26만8000원), 홍도·흑산도·해남 땅끝마을 2박3일(26만8000원) 등이다. 모든 상품은 KTX 요금이 35% 할인된 가격이다. 1544-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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