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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여유·상상력 … “졌지만 잘했다” V세대, 승부보다 축제를 즐긴다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달랐다. 4-1로 한국의 패색이 짙어지자 50, 60대 응원단들은 거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아쉬운 표정이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오늘의 축제를 즐기는 것, 이겨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이들에겐 있었다.



월드컵 응원전 통해 본 젊은 그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이 이룩한 4강 신화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승리의 DNA’를 새겼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로 여겨졌던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스페인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목격한 ‘V(Victory)세대’에게 대한민국은 더 이상 세계 축구의 변방이 아니라 강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나라였다. 승리를 누려본 이들은 ‘A팀엔 비기고 B팀엔 한 골 차이로 지고 C팀엔 승리한다’는 식의 복잡한 16강 진출 확률 계산을 하지 않았다.



#새벽 3시 30분 3차전도 거리응원 나선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열린 17일 오후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플로팅 아일랜드’ 앞에 마련된 거리 응원 장소에서 붉은 옷을 입은 시민들이 한국 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월드컵 경기의 승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 김병일(61·사업)씨는 “조마조마해서 아르헨티나전은 집에서 TV로도 못 보겠다. 승부가 결정되고 나면 녹화 경기를 보겠다”고 말했다.



V세대는 달랐다. 고나영(16·미국 코네티컷 태프트스쿨 9학년)양은 “졌지만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자리라 즐거웠다. 3차전 경기가 오전 3시30분에 있지만 꼭 거리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협(18·고3)군은 “솔직히 져서 아쉬웠지만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 아쿠아리움에 근무하는 윤나영(26·여)씨는 “여름 성수기라 매일 야근으로 피곤하지만 회사 동료들과 가족 동반으로 해운대 백사장에서 응원하기로 했다”며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 다들 뭉쳐서 축제를 즐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법무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윤희(30·여)씨는 “이제 월드컵은 4년마다 열리는 국민 축제”라며 “2002년에는 빨간 티셔츠 하나 입고 나왔지만 이번에는 보디페인팅에 간식까지 꼼꼼히 챙겨서 회사 동료 20명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인 빅 리거’와 함께 즐거운 도전



박지성·이영표·박주영·이청용·기성용 등 2002년 월드컵 이후 유럽 프로무대를 경험한 ‘한국인 빅 리거’들의 자신감이 V세대의 여유로움을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인 아르헨티나팀과의 승부에서도 V세대의 자신감은 흔들리지 않았다. 회사원 강정민(24·여)씨는 “아쉽지만 항상 이길 수는 없다. 아르헨티나전 결과를 분석해 나이지리아를 이길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조원범(23)씨는 “상대가 좀 강했다. 오늘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비난 대신 격려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발랄한 창조성 ‘월드컵 놀이’



V세대들은 새로운 ‘월드컵 놀이’를 만들어냈다. 출전 선수들의 외모와 행동을 따서 재미있는 말과 그림, 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서 돌려보는 것이다.



“차두리 선수는 차범근 SBS 해설위원이 조종하는 로봇”이라는 이른바 ‘차두리 로봇설’이 대표적이다. 안락의자에서 잠든 차 위원 앞에서 차 선수가 찍은 사진을 두고 영화 ‘아바타’에서처럼 차 선수의 몸을 차 위원이 조종하고 있다며 ‘차바타(차두리+아바타)’로 부르는 식이다. 차두리 선수의 별명이 20여 개에 이를 정도로 V세대는 폭발적인 상상력을 보였다. ‘승리의 DNA’에서 비롯된 여유로움이 창조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V세대의 여유로움과 자신감을 보는 기성세대의 눈은 따뜻하다. 김종현(54)씨는 “기업 상술에 휘말리기 싫다고 ‘붉은 악마’가 서울광장에서 코엑스로 응원 장소를 옮기지 않았느냐”며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을 보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글=송지혜·김효은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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