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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수님 성격 내성적 … 포용력 있는 여자 필요 ^^ ”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바둑팬들은 온통 환호 일색이다.
바둑계의 보물 이창호 9단과 10월 28일 결혼을 앞둔 이도윤씨를 16일 만났다. 전날 결혼 발표를 겸한 기자회견을 한 뒤 더욱 밝아진 모습이다. 도윤씨에 대한 궁금증도 있지만 도윤씨의 눈에 비친 이창호의 모습도 궁금했다. 도윤씨가 새내기 기자였을 때부터 잘 아는 사이였으나 막상 인터뷰를 하려니 조금 어색하다. 그 심정을 아는 듯 도윤씨는 잔잔하면서도 시원하게 궁금증을 풀어준다.



이창호 9단과 10월 결혼 이도윤씨

이도윤씨는 1986년 4월 1일 서울생이다. 초등학교 3∼6학년까지 강릉에서 살았고 그때 바둑을 배웠다. 서울에 돌아와 나중에 한국기원 연구생 1조까지 올라갔으나 프로기사 되기를 포기했다. “승부사와는 거리가 먼 성격 탓”이라고 말한다. 음식은 생선초밥과 떡볶이를 좋아한다. “이 국수님은 전주 출신답게 한정식을 좋아하고 김치, 된장찌개를 즐긴다”고 알려준다.



검도를 배워 3급까지 땄다. 매력 있는 운동이었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그런 격렬한 운동과는 거리가 멀다(이 9단은 체내에 열이 많아 더위를 심하게 타는 편이다. 땀 흘리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 9단이 요가를 권해 지금은 검도 대신 요가를 하고 있다. 두 사람 다 책읽기를 즐긴다. 도윤씨는 일본 추리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에 매혹됐다. ‘레몬’ ‘숙명’ 같은 책을 보면 굉장한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이창호 9단의 책읽기는 묘하다. 중국 고전에서 정치 얘기, 현대 연애소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읽는데 책을 잘못 골라 재미가 없다고 느낄 때에도 끝까지 읽는다고 한다. “고역이지요. 그러나 한번 시작하면 끝을 맺는 성격이라서 괴롭더라도 끝까지 가요.”



이도윤씨는 15일의 결혼 발표 공식 기자회견(사진 왼쪽)에서 신혼여행지를 묻자 “제주도에 가서 함께 한라산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 9단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 2~3일로 만족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 9단은 “등산은 여의치 않을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9단은 최근 법정 스님 책을 읽고는 “참 좋다. 마음이 무척 편해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로에서 연극 보기는 두 사람의 취미다. 양쪽 다 종교는 없다. 무남독녀인 도윤씨는 고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이후 개포동에서 어머니 최영아(55)씨와 단 둘이 살았다. 아버지 이상욱씨는 사업가였고 외국어대 대표선수를 지낸 바둑 강자였다. 다행히 저축을 남겨 생활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 때(명지대 바둑학과)부터는 개인지도 등으로 돈을 벌어 생활에 보탰고 대학 4학년 때 인터넷 바둑사이트인 사이버오로 기자로 취직했다. 여기서 새내기 기자와 거물 취재원으로 ‘이 국수님’을 만났다. 둘 사이에 어떤 조건도 개입되지 않은, 영화 같은 로맨스가 시작된다. TV 시청에서 도윤씨는 드라마는 안 보고 뉴스를 주로 본다. 이 9단은 다큐나 건강프로, 주식 프로를 즐겨 본다. 이 9단의 특징 하나는 넥타이를 맨 적이 없다는 것. 역시 체내의 열 때문에 목을 죄는 것이 싫기 때문일 거라는 해석이다(이 9단을 괴롭히는 체내 열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로 인해 이 9단은 대국 중 세수를 자주 하고 쉽게 피로해진다). 도윤씨는 최근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이 9단이 일본에 갈 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한다.



“저는 나이는 어리지만 옛날식이에요. 존경하는 사람 만나 하늘같이 모시고 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이 국수님을 만난 것은 제 인생의 행운이지요.”



지금 보니 꽤 특이한 여성이다. 속마음을 여간해서 드러내지 않는 이 9단과 말수가 적은 도윤씨의 어머니는 비슷한 성격이다. 그런 어머니가 이 9단과의 사귐에선 많은 도움을 줬다.



“이 국수님은 난해한 분이잖아요. 속으로 삭이는 성격이지요. 어머니는 항시 그 속은 오죽하겠느냐며 저를 나무라곤 했어요. 저에게 자격이 부족하다, 국수의 부인이 되기엔 그릇이 작다, 깊은 속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또 (이 국수에겐) 아양부리고 사랑받으려는 그런 여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모든 걸 포용하는 여자가 필요하다고 말하곤 하셨지요.”



두 사람이 만나면 바둑 얘기를 제외한 많은 얘기를 한다. 천안함에서 월드컵까지 세상사를 두루 얘기한다. 이 9단의 말수도 근래 많이 늘었다. 지난해 일원동으로 이사 오면서 대모산 만남이 잦아졌다. 도윤씨는 정적인 이 9단에 비해 좀 더 동적이고 좀 더 적극적인 편이지만 이 9단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지극하다. 그런 탓에 두 사람 사이에는 순수하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가 있다. 가벼운 사랑 타령 대신 깊은 존경심과 인연에 대한 신뢰, 그리고 자존심을 대신하는 지혜가 느껴진다. 11살 연하지만 잘 어울리는 동반자였다. 문득 결혼과 함께 건강이 좋아진다면 이 9단이 또 한번 전성기를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도 헤어지면서 한마디 보탰다. “이 9단이 차라리 땀을 줄줄 흘려보는 게 어떨까요. 체내의 열을 덮지 말고 마구 쏟아버리는 것 말입니다.” 이런 선무당 같은 말에도 도윤씨는 “정말 그럴까요” 하며 환하게 웃는다.



글·사진=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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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이창호
(李昌鎬)
[現] 한국기원 바둑기사
197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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