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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 국경 10만 명 ‘엑소더스’

키르기스스탄 민족분규를 피해 국경을 넘은 우즈베크계 주민들이 13일(현지시간) 우즈베크 접경지역인 요르키슐록에서 군경의 보호 아래 모여 있다. [요르키슐록 AFP=연합뉴스]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남부 오슈에서 10일(현지시간) 발생한 민족분규가 나흘째 계속되며 대규모 희생자를 내고 있다. 키르기스 보건 당국은 키르기스스탄계와 우즈베키스탄계 주민 사이의 충돌로 벌어진 이번 사태로 14일 현재 최소 117명이 숨지고 150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키르기스·우즈베크 민족 갈등 … 무장 유혈사태 나흘째
외교부 “교민 74명 항공기 대피 … 아직 피해 없어”

남부 지역의 우즈베크계 주민 10만여 명은 키르기스계 폭도의 공격을 피해 이웃 우즈베키스탄으로 탈출했다고 AP·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AP통신은 “겁에 질린 우즈베크계 주민들이 우즈베키스탄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지만 키르기스계 폭도의 총격이 계속돼 길가엔 주검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14일 오후 오슈에 거주하던 교민 85명 중 74명을 항공기를 이용, 수도 비슈케크로 대피시켰으며 현재까지 교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쫓겨난 바키예프가 배후”=지난 4월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 축출 이후 키르기스를 이끌고 있는 과도정부는 이날 민족분규를 주도한 정치인 한 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과도정부는 이번 사태의 배후로 바키예프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지만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는 바키예프는 혐의를 부인했다.



이번 사태는 10일 밤 오슈의 한 카지노에서 키르기스계와 우즈베크계 청년들이 충돌하며 발생했다. 뒤이어 두 민족 간의 해묵은 갈등이 폭발하며 대규모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분규는 곧이어 인근의 잘랄아바트 지역으로 번졌다. 키르기스 과도정부가 두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두 지역에선 14일까지 총격전이 계속 됐다.



키르기스에 군기지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러시아는 비슈케크 인근의 자국 공군기지(칸트 기지) 보호를 명목으로 13일 150명의 공수부대를 현지로 급파했다. 러시아는 14일 옛 소련 7개국 군사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의를 열어 평화유지군 파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역시 비슈케크 인근에 아프가니스탄전 지원을 위한 공군기지 ‘마나스’를 둔 미국도 러시아의 움직임에 따라 사태에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 민족 갈등=인구 550만 명의 키르기스는 주민의 70%가 키르기스계, 15%가 우즈베크계다. 우즈베크계 대부분은 남부 지역에 살고 있다. 특히 오슈와 잘랄아바트 지역은 우즈베크계가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등과 접경한 키르기스 남부 지역은 옛 소련 시절 스탈린 정권이 민족 구성과 상관없이 인위적으로 국경을 정하면서 민족분규의 씨앗이 뿌려졌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경제적 이권 등을 둘러싼 민족 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해묵은 민족갈등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 됐다.



여기에 앞서 4월 바키예프를 몰아낸 시민혁명의 후유증도 작용했다. 남부 지역은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최근까지 대통령 축출에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했다. 반면 이 지역의 우즈베크계 주민들은 새로 들어선 과도정부를 지지하며 키르기스계와 알력을 빚었다. 일각에선 피폐한 경제 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는 과도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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