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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는 3대가 즐기는 관광자원인데…”

해체다, 부활이다 말이 많다. 85년 전통,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 동춘서커스단의 운명은 여전히 불안한 처지다. 동춘서커스단은 올 4월부터 과천 경마공원 한쪽에 대형 천막을 세우고 하루 세 차례씩 공연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에서 올 연말까지 공짜로 빌려 주기로 한 땅이다. 9일 박세환(66) 단장을 만나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뜨거운 날씨 탓이었을까. 회당 관객 수가 20∼30명 정도에 불과했다. 서커스단 생존을 위한 아슬아슬한 곡예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서커스단 해체를 예고했는데.
“지난해 하반기 신종 플루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람 많은 곳에 가지 말라’가 예방 수칙 아니었나. 관객 수가 10분의 1로 급감했다. 가뜩이나 금융위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었는데 치명상을 입었다. 단원 월급도 넉 달치가 밀렸다. 도저히 버틸 수 없어 11월 15일 해체를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살아남았다.
“해체 위기가 알려진 뒤 동춘서커스를 살리자는 여론이 일었다. 다음 아고라에선 10만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항의 전화도 빗발쳤다고 한다. 여론이 심각해지자 문화부 직원 8명이 실사까지 나왔다. 국민의 그런 성원에 기대를 걸고 일단 해체를 보류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19일부터 20일 동안 김포 실내체육관에서 ‘마지막 발악이다’ 생각하고 공연을 했는데, 관객들이 몰려왔다. 유례 없는 혹한과 폭설 속에서도 하루 관객 수가 주말엔 1000명을 넘었다. 그 여세를 몰아 5월 말까지 수원 북문에서 공연을 했다.”

-위기에선 벗어난 셈인가.
“수원 공연을 하면서 월 매출을 1억원 정도 올렸다. 단원들에게 밀린 월급은 다 줬고, 이젠 내 앞으로 된 채무 4억∼5억원만 남았다. 동춘서커스단이 살아날지 아직은 장담 못 한다. 여름 비성수기를 어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하지만 이젠 그만두더라도 단원들 월급 밀린 게 없으니 홀가분하다.”

-정부 지원은 없었나.
“노동부의 문화예술인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게 됐다. 올 1월부터 12월까지 단원 12명에 대한 월급(한 명에 93만2000원씩)을 보조받는다. 하지만 문화부나 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지원은 전혀 없다. 문화부 공무원에게 ‘가스 때고 석유 때는 시대에 연탄 때자는 고집 피우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서커스는 한물갔다’는 얘기였을 텐데.
“하긴, 20년 전만 해도 땅 300평 빌려 공연하면 300평 땅 살 돈이 나왔다. 그때 땅이라도 사 둘 걸 후회스럽다. 내가 1962년 동춘서커스단에 들어왔을 때는 이주일ㆍ남철ㆍ남성남 등이 활동하고 있었다. 서커스단이 연극ㆍ무용ㆍ풍물ㆍ마술ㆍ쇼 등 대중문화를 다 안고 갔을 때다. 지금은 각 장르들이 다 제 영역을 따로 만들어 예술 대접을 받고 있는데, 서커스만 세를 잃었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데만 신경 쓰다 ‘정치’를 못한 탓이다. 하지만 지금도 동춘서커스의 관객 동원 능력은 우리나라 어떤 문화예술 장르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한다. 지난 5일 서울광장에서 서커스 공연을 했는데 관객 수가 4000∼5000명에 달했다. 올 서울광장 문화 프로그램 중에서 최다 관객을 동원했다고 한다.”

-그렇게 관객을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은 뭔가.
“서커스는 3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장르다. 언어 장벽도 없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5~6분 간격으로 테마가 바뀌니 지루하지 않고 중간부터 봐도 괜찮다. 그래서 전 세계가 관광산업에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게 서커스다.”

-동춘서커스단을 살려 하고 싶은 일은.
“꼭 동춘서커스단을 살리자는 게 아니다. 서커스란 장르를 살리자는 거다. 서커스의 활용 방안은 많다. 서커스 교육기관도 만들어지면 인기가 높을 게 분명하다. 꼭 프로 곡예사가 되지 않더라도 서커스를 배우면 민첩성ㆍ대담성을 키울 수 있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태권도학원 다니듯 서커스학원 다니는 사람이 많아질 터다. 또 우리 문화의 정수를 녹여내는 서커스 작품을 만들어 관광상품으로 키우고 싶다. 풍물과 부채춤ㆍ아리랑ㆍ강강술래 등을 접목시켜 ‘동춘서커스를 보면 한국의 전통예술문화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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