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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육원생 초청한 ‘원 할아버지’ 바나나 까주고 하나 하나 안아주고 …

한국 어린이 20명을 베이징으로 초청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11일 상록보육원 김수빈(9)양을 얼싸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11일 오후 3시(현지시간) 베이징(北京)의 중난하이(中南海). 이곳은 중국 당·정 최고 지도부가 거주하는 곳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외국 귀빈을 접견할 때 사용하는 전통 중국식 건물인 쯔광거(紫光閣) 앞마당에 한국과 중국 어린이 39명이 모여있었다.

서울 상록보육원·명진보육원·연세사회복지관 어린이 20명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다. 이들은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대외인민우호협회(회장 천하오쑤)의 초청으로 중국에 왔다.

중국 측에서는 2008년 5월 쓰촨(四川) 대지진과 올해 4월 칭하이(靑海) 대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19명의 소수 민족 어린이들이 역시 전통 옷을 입고 함께했다. 중국 어린이들 중 6명은 지난해 한중문화경제우호협회(회장 김영애)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상록보육원 어린이들과 의형제를 맺었던 각별한 인연이 있다.

쓰촨 대지진 당시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 어린이 20명을 청와대로 불러 위로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원 총리가 이번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양국의 어린이들을 1년 만에 중난하이로 특별 초대한 것이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며 기다린 지 약 5분 만에 ‘원 할아버지’가 마침내 등장했다.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원 총리는 반가운 표정으로 한국과 중국 어린이 한 명씩을 껴안았다.

상록보육원의 고민석(12) 어린이는 서툰 중국어로 자신을 소개해 원 할아버지로부터 칭찬을 들었다. 총리는 양국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인근 행사장으로 이동하면서 할아버지처럼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

행사장에서 양국 어린이들은 국적 구분 없이 삼삼오오로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언어 장벽 때문에 대화는 통하지 않았지만 어린이들은 깔깔거리며 금방 허물없이 어울렸다. 원 총리는 쓰촨 대지진 와중에 한쪽 다리를 잃은 돤즈슈(段志秀) 어린이와 고민석 어린이 사이에 자리했다.

원 총리는 어린이들을 위해 바나나 껍질을 까주기도 하고, 중간에 김수빈(9) 어린이를 번쩍 들어 포옹하고 쓰다듬으며 친할아버지처럼 허물없이 어린이들을 대했다.

한국 어린이들은 태권도 복장으로 갈아 입고 ‘은하철도 999’ 리듬에 맞춰 신나게 태권도 시범을 보였다. 이어 중국의 전통 민요인 ‘모리화’를 중국어로 불러 박수를 받았다.

쓰촨에서 온 중국 창(羌)족 어린이들은 전통 춤을 선보였다. 칭하이성 위수(玉樹)에서 온 짱(藏:티베트)족 어린이 양진(央金)은 자작시 ‘어머니’를 낭독해 큰 박수를 받았다.

원 총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권초휘(15) 어린이는 “우리는 비슷한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라 지난해 만남이 정말 소중했는데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주셔서 총리 할아버지께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2년 전 이명박 대통령과 지진 현장에서 포옹했던 웨이웨하오(魏月濠·10) 어린이는 “1년 만에 한국 친구들을 다시 만나 기쁘다”며 “한국에 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그린 ‘상록수’란 그림을 전시한 황다혜(13) 어린이는 “중국 친구들을 다시 만나 정말 행복하다”며 “마술 시범이 참 재미 있었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행사 말미에 “다 같이 어려움을 겪은 여러분은 더 많을 것을 배울 수 있다”며 “어려움에 굴하지 말고 강하게 자라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소와 우의는 통역이 필요 없으니 양국의 우호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원 총리는 양국 어린이들에게 한 권으로 된 한중·중한 사전과 함께 상하이(上海)엑스포 마스코트 인형 등의 선물꾸러미를 선사했다.

중국대외인민우호협회 리샤오린(李小林) 부회장은 “양국 어린이들은 올림픽 경기장과 수도박물관을 참관하며 13일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부부장(차관) 등이 함께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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