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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가] 『씽크 이노베이션 』대우일렉트로닉스 이성 사장

몇 년 전부터 국내 가전제품의 디자인에 ‘꽃무늬’가 유행했습니다. 너도나도 가전제품에 그려넣기 시작하면서 꽃무늬 냉장고는 한국 가전 디자인의 상징처럼 보이기까지 했지요.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정답일까요. 꽃무늬 디자인이라는 시장의 흐름을 따르는 것일까요. 아니면 새로운 디자인 영역을 개척하는 걸까요.

이는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제가 실제로 부딪혔던 문제였습니다. 검증된 영역에서 비교적 안전한 추종자(Follower)로서 시장을 좇느냐, 혹은 검증되지 않은 위험부담을 갖고 혁신자(Innovator)로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느냐를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것이지요. 그 고민스러운 순간에 저는 일본 경영학자인 노나카 이쿠지로(野中郁次郎)의 저서 『씽크 이노베이션(Think Innovation)』이란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에선 기울어가는 포장마차 산업을 부활시킨 기타노 포장마차, 축구장에 구름 관중을 몰고 온 J-리그 축구팀의 알비렉스 니가타 같은 기업과 사람들이 ‘혁신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열정’으로 마침내 최고 자리에 오른 사례를 소개해 치열한 ‘레드 오션’ 경쟁에서 생존해야 하는 기업들에 혁신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한 점이 흥미롭지요.

보통 추종자는 기존 시장에서 경쟁사를 분석해 ‘비교 우위점’을 찾아내려 합니다. 그러나 혁신가는 아주 차원이 다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합니다. 저자는 혁신에 이르려면 틀에 박힌 사고와 눈에 보이는 데이터를 통한 ‘표면적 사고’에서 벗어나 새 기회를 모색하는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고 짚어냅니다. 또 시장을 앞서가려면 단순한 아이디어 대신 치밀한 분석과 새로운 명제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웅변합니다.

저는 그 교훈을 대우 일렉트로닉스에 적용하려 했습니다. 꽃무늬 디자인이 주류가 된 흐름 속에서 추종자가 되길 거부하고 과감히 ‘민 무늬’ 냉장고를 선보였지요. 새로운 명제를 제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이런 민 무늬에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서정적인 수채화 그림을 전향적으로 그려 넣었습니다. 결과는 소비자들의 호평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에는 누구도 써보지 않은 가죽 질감의 신소재를 냉장고에 써봤습니다. 신소재를 검증하느라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고 드디어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지요.

성공한 시장에 편승하거나, 경쟁사를 쫓아가는 추종자 전략은 승산이 적습니다. 새로운 도전, 끊임없는 혁신적 사고, 지속적인 실천적 노력. ‘혁신가’라는 인적 자원의 힘만이 기업의 미래를 성공으로 이끄는 뿌리가 된다는 걸 이 책은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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