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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유권자 ‘고강도 긴축 정책’ 선택

네덜란드 헤이그의 자유민주당 지지자들이 9일(현지시간) 총선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 환호하고 있다. 자유민주당은 150개 의석 중 31석을 얻어 제1당이 됐다. [헤이그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친시장·기업 정당인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제1당이 됐다. 이 당은 기존의 다수당인 기독민주당(기민당)과 함께 중도우파 진영에 속해 있지만 우파적 성향이 기민당보다 강하다. 정부 재정 규모 축소와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감세가 자민당의 주요 공약이다. 차기 총리가 될 마르크 루터(43) 당수는 세제·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영국·네덜란드의 합작기업 ‘유니레버’의 간부 출신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민자 수용 규제 강화를 주장해온 극우 성향의 자유당(PVV)이 전체 의석의 16%를 차지하며 제3당이 됐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다문화적이며, 이민자나 동성애자 등의 소수자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평가 받는 나라다.

최근 유럽 선거에서는 극우 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영국 총선에서도 극우파인 브리티시민족당(BNP)이 4.9%를 득표했다. 이 당의 5년 전 총선 득표율은 0.7%였다. 4월의 오스트리아 대선과 헝가리 총선에서도 반이민자 정책을 주장하는 극우 정당이 각각 15%, 12%의 표를 얻었다.

◆경제난에 우파 득세=자민당은 150개의 전체 의석 중 31석을 차지하며 다수당이 됐다. 2006년 총선에서 얻은 22석보다 9석을 늘렸다. 중도좌파 노동당은 30석을 확보하며 제2당의 위치를 지켰다. 반면 제1당이었던 기민당의 의석은 41석에서 21석으로 줄었다. 노동당 등 좌파 정당과의 연대로 8년 동안 집권해온 얀 페터르 발케넨더(54) 총리는 이날 기민당 당수직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기민당은 24석을 얻은 자유당에도 밀려 군소 정당 수준으로 전락했다.

자민당과 자유당의 선전에는 유럽의 경제 위기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됐다. 영국 BBC 방송은 “자민당이 경제 문제에 민감해진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 들었다”고 분석했다. 자민당은 선거 공약으로 향후 4년간 450억 유로(약 68조원)의 공공 지출을 줄이는 고강도의 긴축안을 제시했다. 루터 당수는 정부 기구 축소, 복지 프로그램 감축, 공무원 임금 인상 규제, 소득세율 인하 등을 약속했다. 반면 정권을 내놓게 된 발케넨더 총리는 복지 후퇴를 걱정하며 재정 축소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자유당 역시 저소득층 이민자들로 인한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복지·치안 비용이 늘어나고 사회 통합의 저해로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극우파, 이민규제 주장=자유당은 이슬람 국가에서의 이민을 전면 금지하고, 동유럽 출신 노동자에 대한 노동허가를 동결하자고 외쳐왔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공공장소에서의 부르카(이슬람 전통 복장) 착용도 불허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네덜란드 인구 1660만 명 중 6% 이상이 이슬람 신자다.

당수인 헤르트 빌더스(47)는 2년 전 이슬람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 기소됐다. 재판은 진행 중이다. 자민당은 선거 전에 “자유당도 분명히 하나의 정당”이라며 연대가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2006년 창당한 자유당은 지난해 유럽 의회 선거와 올해 3월의 지방선거에서 반이민자 정서를 타고 도약에 성공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이민자 규제 강화가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월 이민 심사 강화안을 밝혔고, 지난달 출범한 영국 정부는 8일 결혼 이민자에 대한 영어시험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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