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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트위터가 바꾸는 세상 … 재즈 공연까지 만들다

‘선거의 흐름을 바꾼 트위터’ ‘CEO들이 즐기는 트위터’….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우리 주변의 소통양식을 변모시키고 있다. 재즈 뮤지션 남궁연씨는 트위터로 공연 내용을 완성하고 관객을 모으는 초유의 실험에 나섰다. 관객은 원하는 공연 내용을 끊임없이 보내고, 공연 소식을 서로 알린다. 최근 SNS로 고객 만나기 실험을 시작한 미국 인텔이 이 공연을 후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검색으로 세상을 점령한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가 다시 한번 세상을 바꿀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 트위터가 물었다. “왜 재즈 뮤지션 김광민씨는 조용한 음악만 하나요. 원래는 아주 과격한 하드코어 재즈를 하셨다면서요.” 남궁연(43)씨의 ‘리플’. “음반 시장이 좋지 않아서요. 시끄러운 재즈는 잘 안 팔리니 어쩔 수 없이 조용한 재즈를 하는 거죠. 하지만 우리끼리 있을 땐 때려부수는 재즈만 해요.” 다시 리플. “‘조용한’ 김광민씨가 하는 때려부수는 재즈를 듣고 싶어요.” “와~ 멋질 것 같아요.” 그의 트위터 화면은 순식간에 ‘왕년의 김광민’을 보고 싶다는 글로 가득 찼다.

‘조용한’ 김광민씨는 19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 동덕여자대학 공연예술센터에서 왕년의 화려했던 ‘때려부수는’ 재즈 공연을 열 예정이다. 그의 순서는 이날 열리는 ‘재즈 2.0’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행사는 남궁씨의 재즈 강의로 시작된다. “재즈가 좋은데 뭔지는 잘 모르겠다”는 트위터들의 의견을 프로그램에 반영한 것이다. 두 번째 순서는 김광민씨, 그리고 뮤지컬 ‘대장금’ 주연으로 활약한 가수 리사가 맡는다. 재즈 동호회원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골라 연주하고 노래한다. 음향은 조용필 콘서트의 음향감독 박병준씨가, 무대는 유명 비디오자키(VJ) ‘영신’씨가 맡는다. 행사는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된다. 참가 신청은 트위터(@Frank_intel, @Namgoongyon)로만 받았다. 행사 안내도 트위터로 했다. 지난 8일 행사 개최를 공지한 지 이틀 만에 공연 객석의 절반이 넘는 250석이 찼다. 이 모든 것들은 남궁연씨의 트위터 팔로어(follower)들 사이에서 이뤄졌다. 불과 보름 만의 일이다.

이번 일은 남궁연씨와 인텔코리아 한인수(42) 이사의 만남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4일 두 사람은 “트위터처럼 짧은 얘기 말고 긴 얘기 한번 해보자”며 서울 한 식당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새벽 3시까지 이어진 대화의 결론은 ‘트위터로 재즈 공연을 해보자’는 의기투합이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달 11일 사이버 공간에서였다. 한 이사가 남궁씨에게 트위터로 ‘기술이 예술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날린 것이 인연이 됐다. 그때 남궁씨는 ‘아버지는 공학박사고 어머니는 피아니스트니, 그 아들인 내가 바로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썰렁한(?) 답변을 보냈다. 한 이사는 다시 물었다. ‘기술이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나요’. 남궁씨는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그걸로 어떻게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느냐다’라고 답했다.

한 이사는 그때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기술과 제품의 우수성에서 한걸음 나아가 감동까지 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트위터 공연이었다.

공연 기획은 남궁씨가 트위터로 했다. 지난달 29일 트위터 재즈 동호회 ‘블루노트’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모았다. 그렇다고 ‘공연 컨셉트를 어떻게 잡을까요’ 같은 질문을 띄워서 의견을 구한 건 아니었다. 남궁씨는 “한번도 질문을 한 적이 없다. 트위터로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호회원들이 뭘 원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됐다”고 했다. 김광민씨의 ‘펑크 재즈’ 공연 아이디어도 팔로어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나왔다. 인텔코리아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미국 본사는 이 공연의 후원을 결정했다. 인텔의 요즘 사업 전략과도 맞아떨어진 때문이다. 이 회사는 최근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새로운 사업 기획을 모색하고 있다. 그래서 전 직원에게 트위터 사용을 권장한다. 다양한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크리에이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공연 내용은 지금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트위터인들이 앞장 서 공연 기획에 콘텐트를 더하고 있다. 남궁씨와 한 이사는 “기획자가 보여주고 싶은 걸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공연에서,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을 먼저 생각한 공연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SNS라는 새로운 소통 수단이 예술과 기업의 만남,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의 지평까지 넓혀 줄 수 있을지 실험 무대가 되고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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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