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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투표율 69%’…탕정 트라팰리스 “투표가 힘이다”

이번 지방선거 전국 투표율은 54.5%. 2006년 지방선거 때보다 2.9%포인트, 2008년 총선에 비해선 8.4%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20,30대 참여율이 높았기 때문이란다. 그래도 아파트 밀집지역 투표율은 낮았다. 그런데 유권자 10명 중 7명이 투표한 아파트가 있다. 생활불편 민원 해결 위해 ‘아파트의 힘’ 을 보여줬다.

글=조한필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지난 2일 오후 5시, 아산 트라팰리스아파트 103동 내 탕정면 제4투표소. 6·2 지방선거 투표가 진행되던 이곳에 비상이 걸렸다. 투표 마감 1시간을 앞둔 상황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랄지 모른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삼성사원아파트인 트라팰리스의 유권자는 4032명. 그런데 벌써 60%에 육박한 2400여 명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용지는 유권자 70%인 2800매를 준비한 상태였다. 오후 5시30분 65%를 넘어섰다. 이젠 200명의 투표용지만 남은 상태. 투표관리관은 아산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를 했다. 여분의투표용지를 빨리 가져다 달라고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오후 5시50분 2700명 투표, 오후 6시 정각 2743명이 투표를 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줄 서 있던 38명을 투표소(103동 다목적실)내로 이동시키고 투표를 마친 시간은 정확히 6시12분. 주민 2781명(부재자 포함)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율은 68.9%. 남은 투표용지는 19매. 투표종사원들은 마음 졸인 1시간이었다.

투표관리관이었던 탕정면사무소 김만섭 주민생활지원팀장은 “올 선거부터 투표용지를 유권자의 100%가 아닌 80%를 준비하고 그 중에서 70%를 투표소에 가져다 놓았다”며 “그런데 젊은 층이 많이 사는 트라팰리스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투표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2225가구가 사는 트라팰리스는 아산의 단일아파트 최대 규모로 지난해 2월 입주했다. 입주 초기인 지난해 4월 충남교육감 보궐선거에선 충남 최하위권 투표율을 보였던 곳이다. 입주가 끝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탕정 제3투표소(올해 탕정4투표소로 분리) 투표율은 1.6%. 3879명 유권자 중 64명만이 투표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뭘까. 한달 전부터 아파트 자체적으로 ‘투표독려 작전’을 폈다. 올해 초 탕정면 명암5리(트라팰리스) 이장에 뽑힌 백성제(61·사진)씨가 앞장서 선거참여 홍보를 했다.

“신규 입주 아파트 트라팰리스의 부족한 주거 인프라 조기 구축을 위해선 오직 투표로 우리 의견을 말해야 합니다.” 백씨는 투표율 80%를 목표로 ‘치밀하고 조직적인’ 투표율 높이기 전략을 짰다.

동별 엘리베이터 내 홍보LCD에 투표홍보 자막을 연속 내보냈다. ‘트라(트라팰리스의 준말)는 할 말이 너무 많습니다. 트라 유권자 4032명은 오직 투표로만 말합니다.’ ‘출근 전에 투표, 외출 전에 꼭 투표 하세요. 결집된 주민의식과 높은 투표율만이 트라의 밝은 내일을 약속합니다.’

지난해 초 입주한 삼성사원아파트 트라팰리스(큰 사진) 주민들이 아파트로선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했다. 백성제 이장이 제공한 주민들 투표 장면(작은 사진). [조영회 기자]
아파트부녀회도 백씨를 거들었다. 단지 내에서 주민들을 만나면 “투표 참여”가 인사였다. 부족한 탁아시설 증설, 턱없이 부족한 시내버스 노선의 확대, KTX 천안아산역 직통도로 개설 등이 이뤄지려면 높은 투표율로 주민들 결속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대 내 방송도 연속 시행했다. 투표일이 임박해선 2시간 간격으로 방송을 내보냈다. 일부 주민들 반발도 있었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그 취지에 수긍했다.

투표 전날 밤, 트라팰리스 홈페이지 전 회원(거주 가구) 2500명에 투표를 호소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꼭 투표하겠다”는 반가운 답장이 쇄도했다. 투표 당일. 한달간 펼친 선거참여 홍보 효과는 여실히 드러났다. 주민 이유인(38·삼성전자 근무)씨는 “선거하던 날 주민들 사이 자연스럽게 투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돌았다”며 “교대근무에서 돌아온 주민들까지 오후 늦게 투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는 2일 오전 6시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1번으로 투표하고, 투표마감까지 상황을 지켜봤다. 젊은 부부들은 유모차에 어린 자녀를 태우고 투표소를 찾았고, 80대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왔다. 중앙선관위의 이번 지방선거 캐치프레이즈 ‘나와 가족을 위해 투표로 말하세요’가 그대로 실현되는 현장이었다.

“동네 이장으로 활동하다보니 주민 공동민원 풀려다 벽에 부딪칠 때가 많았다. 그때마다 내 뒤에 주민들 단합된 힘이 있으면 얼마나 큰 응원이 될까 생각했다. 높은 투표율이 그걸 한번에 보여준 것이다.”

트라팰리스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정문 앞 육교 설치, 뒷산 등산로 정비, 일반고교 유치 등. 백씨는 지방선거 높은 투표율이 이들 현안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아산시 투표율=전체 투표율은 51.1%. 송악 제1투표소가 투표율 1위(70.2%)를 기록했다. 선거인수 1505명, 투표자수 1057명이었다. 2위가 트라팰리스였고, 3위는 송악 제2투표소 66.3%(선거인수 963명, 투표자수 638명). 최저투표구는 아파트가 많은 배방 제5투표소로 33.2%. 4926명 선거인 중 1634명이 투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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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