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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봉 기자의 도심 트레킹 ⑤ 서울 양재 시민의 숲 둘레길

‘Heat can kill(더위가 사람 잡는다)’. 카투사 복무 시절, 여름이 시작되면 미군 상관들이 구보나 훈련 전 항상 강조하던 말이다. 전역하고 난 뒤에는 잊고 살았는데, 여름이 막 시작되고 산책로를 찾다 보니 문득 다시 떠올랐다. 지난달만 해도 그리 좋아보이던 산책로들은 불볕 아래 익어가고 있었다. 그런 길을 걸을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여름이라는 핑계로 걷기를 멈출 수도 없다.

벚나무·느티나무 잎 한껏 드리워져

여름이면 갑자기 적군으로 돌변하는 태양을 피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길을 두 군데 준비했다. 모두 서울 양재천 시민의 숲 근처 산책로다. ‘그늘길’이라고 이름을 붙여봤다. 하나는 ‘양재 시민의 숲’ 서편이고 또 다른 길은 동편이다. 이번은 그 중 서편길을 소개한다.

양재동 화훼공판장 뒤편에서 시작한다. 현대·기아차 사옥 건너편, 공판장 주차장 출입구를 지나 과천 방향으로 100m쯤 걷다 보면 양재교 아래 여의천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여의천은 양재천의 지류다. 여의천을 끼고 ‘양재 시민의 숲’ 둘레 산책로를 걷는다. 산책로에 심은 벚나무·느티나무가 훌륭한 그늘을 만든다. 벚나무 길은 꽃이 진 뒤에도 걷기 좋다. 곧게 서지 않고 옆으로 퍼진 가지에 풍성한 잎이 여름철에는 좋은 그늘을 드리운다.

이제부터는 햇빛을 볼 일이 거의 없다. 여의천을 따라 500m 정도 걷다 보면 오른편에 공사 현장이 나온다. 이곳은 나무 그늘이 없기 때문에 바삐 지나야 한다. 현장을 지나 바로 왼쪽으로 꺾는다. 빽빽하게 심은 가로수가 햇빛을 덮는다. 길 건너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보인다. 길 이편과 건너편에 ‘시민의 숲’으로 통하는 길이 나오는데 모두 벤치가 있어 앉아 쉴 수 있다. 공원에 심은 수많은 나무는 그늘을 드리우지만 공원 안 산책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산책로 위로는 햇빛이 쨍쨍 내리쬔다. 그러니 여름철에는 공원 안보다는 둘레를 따라 걷는 게 상책이다.

이 길을 따라 상촌교 아래를 지나면 교육문화회관 사거리가 나온다. 공사현장으로부터 300m쯤 걸었다. 대각선으로 길을 건넌다. 길을 건널 동안만 햇빛을 참도록 하자. 길 건너 오른쪽으로 뻗은 이 길은 ‘조각공원 길’이다. 잘 자란 플라타너스 가로수 잎이 그늘을 만든다. 도로는 좀 울퉁불퉁한 편이다. 서울교육문화회관 입구를 지나 300m를 걸으면 왼쪽에 서초문화예술공원 출입문이 나타난다. 양재동 주민들은 ‘조각공원’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입구에 ‘서울영어체험공원’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 공원은 ‘시민의 숲’의 일부인데 이름이 여러 가지다.

문을 들어서면 바로 우뚝 솟은 메타세쿼이아가 바로 눈에 띈다. ‘Welcome to Alice park(앨리스 공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붙은 초록색 조형물 왼편, 숲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메타세쿼이아와 소나무·단풍나무·살구나무 등이 우거진 숲 속을 들어서면 도로변과의 온도 차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새들이 지저귀고 소나무 향이 풍긴다. 통나무로 길 양편에 턱을 만들어 놓은 흙길을 300m 정도 걷는다. 군데군데 솔잎이 깔려 있어 밟는 느낌이 좋다. 오른편에 전시된 조각이 보이기 시작하면 오른쪽으로 45도 정도 꺾어 걷는다. 전준 작가의 ‘소리-만남’, 원영자 작가의 ‘愛’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조금만 내려가다 보면 메타세쿼이아가 일렬로 늘어선 짧은 산책로가 나온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잠깐잠깐 만나는 햇볕 … 손그늘 만드세요

우면교 남단에서 서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서초조각공원 옆을 걷는 길. 바로 옆으로 양재천의 물소리가 들린다.
100m쯤 되는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지나면 철문이 나온다. 공원의 출구다. 나와서 바로 오른쪽으로 꺾어 오솔길에 접어든다. 이곳은 벚나무가 빽빽이 드리워졌다. 이 길을 따라 350m는 햇빛의 침입이 없는 완벽한 그늘길이다. 다만 가끔 서초구청 소속 공무수행 차량이 이 길로 다니기도 한다.

이 길 끝은 조각공원 길과 다시 만난다.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우면교다. 우면교는 죄송스럽지만 그늘이 없다. 다리 건너는 동안만 살짝 손그늘을 만들자.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꺾으면 훌륭한 어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끝없이 펼쳐진다. 메타세쿼이아치고는 높이 솟지 않았지만 그늘만은 훌륭하다. 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1.5㎞ 떨어진 선암로 나들목까지 이어진다. 왼쪽으로 우레탄이 포장된 양재천 둑길이 있지만 도로를 따라 걷자. 포장길에는 그늘이 없는 부분이 많다. 살짝 굽은 길을 따라 500m쯤 걷다 보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건물이 나온다. 입구를 따라 100여m 정도 차들이 주차돼 있지만 가로수 길 자체는 상당히 멋진 그늘을 드리운다. 건물 안에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는 매점이 있어 마실거리를 살 수 있다. 교총 앞에서 마을버스 서초 18,19번을 타면 양재역까지 갈 수 있다.

글= 이정봉 기자
사진=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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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