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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전 자유선진당 천안시장 후보 “시민들의 넘치는 사랑을 확인했다”

선거에서 ‘차점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당선자 한 사람만이 주목 받기 마련이다. 낙선자들은 거리에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것 외에 지지자들에 고마움을 전할 방법조차 마땅치 않다. 당선자 다음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지지를 받은 차점자 소식을 궁금해 할 독자들을 위해 천안·아산 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차점자를 만났다.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물었다.

장찬우·강태우 기자

구본영 전 자유선진당 천안시장 후보

Q 선거가 끝난 후 어떻게 지내나.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여전히 새벽 5시30분이면 일어난다. 요즘은 선거 뒷정리 차원에서 지인들을 만나고 있다. 선거에서 천안시민 3명 중 1명이 지지를 해주셨다. 일일이 찾아 인사하는 게 도리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Q 선거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지난 4년간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민심을 읽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뜻을 받들기에는 역부족이 아니었나 싶다. 더욱 준비된 사람이 되라는 호된 질책이라고 생각한다.

Q 개표 막판까지 초접전이었다.

서울시장을 비롯해 충남지사, 인천시장 등 전국적으로 초박빙 대결구도가 많았다. 후보자 입장에서는 가슴이 오그라드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선거 2~3일 앞두고서는 충분히 승산 있는 대결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했던 게 사실이다. 새벽 3시가 넘으면서 성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졌고 패배를 직감할 수 있었다. 탄탄하고 안정된 성 후보의 조직력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Q 민주당이 크게 앞섰다 원인은.

이번 선거에서 국소정당, 지역정당의 한계를 여실히 느꼈다.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민심과 괴리된 채 텃밭정당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울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선진당은 그런 천안의 특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정 정도 안일하게 생각했다. 충청도 정당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운 채 치열하게 정책을 개발하거나 충청인을 끌어안기 위한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 반면, 민주당은 과감한 대시를 했다. 명분을 제시하고 보수 측과의 대립각을 세웠다. ‘세종시 원안사수’ ‘무상급식’이라는 이슈를 주도함으로써 민심을 파고들었다. 천안시장 선거는 이런 정당의 움직임과 선거전략 영향을 크게 받은 곳이다. 유권자들은 아직까지 인물이나 정책에 앞서 정당투표에 기울어 있다는 현실을 확인했다.

Q 자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 매우 안타깝다. 굳이 발전적 비판을 한다면, 참패 원인은 당 지도부의 안일함과 판단착오에 있다고 본다. 당연히 선진당을 찍어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했다. 충청을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빈약했다는 얘기다. 선거전략도 미흡했다. 중앙당과 시·도당, 각 후보캠프간 소통과 공조가 부족했다. 선거전략은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정책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이것 또한 부족했다.

Q 민선5기 시정 운영 어떻게 전망하나.

성 시장의 공약대로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양적 팽창에 치중했던 천안시가 질적 안정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민선 3~4기에 진행되거나 제시됐던 대형사업 마무리에 집중하다 보면 앞서 얘기했던 공약들은 공염불에 그칠 소지가 크다. 더욱이 2013년부터는 연간 250억원의 ‘외상공사(BTL)’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럴 경우 가용예산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 앞으로 남아 있는 경전철사업, 국제비지니스파크 사업 등 수조원이 들어가야 할 사업들이 산재해 있다. 결국 또다시 지방채권을 발행할 수밖에 없고 결국 재정악화와 시민부담으로 고스란히 넘겨질 가능성이 높다.

Q 두 번째 낙선이다. 재도전 생각은 있나.

언급할 시기가 아니다. 당분간 평범한 시민으로 몸을 더욱 낮추고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를 알차게 운영하면서 천안발전과 지역공동체 구축에 매진하겠다. 천안은 토론문화가 부족하다. 시정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간다면 훨씬 발전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시민과 대화하고 그들의 한숨과 눈물, 웃음을 함께 나누는 이웃이자 동반자가 될 것이다.

Q 지지자들과 시민에게 한 말씀.

유권자들의 넘치는 사랑을 확인했다. 아울러 너무 큰 것만 부탁 드린 것 같아 염치가 없다. 이번 선거에서 부족하지만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신 것에 만족한다.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과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갈 것이다.



임좌순 전 한나라당 아산시장 후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얻었다”

Q 선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개인적인 패배는 인정한다. 그러나 선거에서는 지지 않았다. 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고향에 내려와 보니 자유선진당 지지율이 50%에 육박했다. 자유선진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지지율은 30%를 넘어섰다. 그것이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던 세종시 원안 사수에 대한 바람이었던, 거센 민주당 바람을 이기지 못한 패배는 인정하지만 가진 것이 없이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선거 끝나고 아직 생각을 추스를 만한 여유가 없었다. 남은 인생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 것도 정해 놓은 것 없는 상태에서 심사숙고 하려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4년 뒤에 다시 도전하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당초 정치에는 뜻이 없었다. 그동안 공직생활의 경험을 살려 마지막으로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생각에서 출마했다. 다시 출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고향에 남을지 다시 서울로 올라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어디 있는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살 각오다.

Q 선거운동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이 많았다.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문화, 교육 등 삶의 질이 그렇다는 말이다. 영인, 인주, 음봉 등 면 단위 사정은 더욱 열악했다. 버스길이 닿지 않아 노인들이 1㎞ 이상을 걸어야 하는 마을도 적지 않다. 조금만 신경 쓰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 당선자가 표 의식하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섬세하게 보살피는 행정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아산발전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아산의 성장 동력은 무한하다. 그러나 이를 위한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도로,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이 낙후돼 있다. 사회기반 시설이 갖춰져야 도시가 균형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발전을 이어갈 수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을 말하기에 앞서 아산시의 균형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Q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으로 선거를 치른 소감은.

정치하는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으로 공명선거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선거운동원들에게도 그런 입장을 밝혔지만 선거운동 내내 ‘돈을 써야 이긴다’는 요구에 시달렸다.

Q 당선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만나 본 복기왕 당선자는 건강한 상식을 가진 합리주의자였다. 새로운 아산의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 인생 선배로 또 공직 선배로 ‘예스맨’을 멀리 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잘한 것은 보고하지 않아도 잘못된 것은 꼭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 ‘아니다’라고 말하는 직원들의 말을 듣기 싫어해서도 안 된다. 이끄는 지도자 보다는 밀어 주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Q 지지자들에게 한 말씀.

선거 끝나고 인사를 다니면서 참 힘들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위로의 말을 전하는 지지자들을 볼 때 마다 죄스럽고 미안했다. 그리고 고마웠다. 자원봉사자 여러분에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자원봉사자 10명 중 9.9명은 오히려 나에게 미안 해 했다. 공연히 출마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로 많은것을 잃었지만 모든 것을 얻었다. 강희복 시장이 내건 슬로건인 ‘위대한 시민’이 가슴에 와 닿는다.

Q 지지하지 않은 시민들에게도 한 말씀.

선거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사람이 있다면 용서하길 바란다. 후보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선거판은 남을 공격하거나 공격 당하는 싸움판이 되기 십상이다. 이 과정에서 혹 누군가 상처를 입었을까 걱정이다. 누구를 지지했던 간에 선거운동 기간에 쌓인 감정은 훌훌 털어내고 이제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쳐주길 바란다. 광역 또는 기회로 의회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애써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 이제 뒤로 물러서야 하는 낙선자 입장에서 한가지 바람이라면 내 고향 아산이 지금보다 훨씬 풍요롭고 잘 살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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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