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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술시장 허브도시 꿈 이룬다

하나 하나의 미술작품이 시장을 형성하고 유통되려면 딜러를 비롯해 화랑, 비평가, 경매회사 등이 제 역할을 수행할 때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컬렉터(수집가)다. 미술작품을 유통시키는 매개자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컬렉터가 단순한 작품 수집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강태우 기자
사진=조영회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일약 세계적인 컬렉터로 자리매김한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그는 현대미술을 수집하는 슈퍼컬렉터다. 그와 같은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10명이 채 안 된다. 사치는 지방을 다니며 소질이 뛰어난 작가를 발굴, 전폭적으로 지원해 세계적인 작가로 키워낸 매니지먼트(management)로도 유명하다.

지방의 한 중소도시 아산에서 세계적인 미술시장 허브도시의 꿈을 키워 나가는 사람이 있다. 아산갤러리 김수열(47) 관장. 그는 지방에 있는 작가를 발굴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작가를 만드는 게 꿈이다.

한국 미술계의 ‘찰스 사치’ 별칭을 듣고 싶다는 김수열 관장은 아산갤러리를 세계적인 화랑으로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조영회 기자]
아산시 배방읍 북수리에 가면 210㎡ 남짓의 1층 건물이 아담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의 작업장이자 작가들이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화랑(아산갤러리)이다. 건물 사이에 있지만 일반 건물과는 구별된다. 이곳에는 매일 지역 작가들의 상설 전시회가 열린다. 가끔 전국에서 유명한 작가들의 초대전(개인·단체전)이 열리기도 한다.

순탄치 않은 인생 여정

김수열 관장이 아산갤러리를 만들기까지의 인생을 보면 우여곡절이 많다. 수차례 사업에 성공해 큰 돈을 벌었다. 하지만 잇따른 부도와 폭력배들의 갖은 협박으로 재산을 모두 날리는 등 인생의 나락까지 경험했다. 김 관장의 본래 직업은 건축업이다. 경남 합천 출신의 그는 부산의 중견건설회사에 입사한지 불과 1년 만인 27살 나이에 주택건설 회사를 차렸다.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부도를 맞았다. 무일푼 단칸방에서 여관을 전전하며 인생의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건축 외장재 시공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그 때부터 그림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우연히 간 거울가게에서 발견한 미술 작품 1점. 10만원을 주고 산 작품이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된 전환점이 됐다.

수억원의 적자 열정만은 ‘부자’

2006년 5월16일 아산갤러리가 탄생했지만 누적적자는 해마다 늘어났다. 개관 2년 만에 5억6000여 만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더 이상 운영하기 힘든 상황까지 내몰렸다. 당시 건물을 임대 했지만 월세를 내지 않아 시설 철거명령과 함께 결국 거리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지인의 도움으로 지금의 아산갤러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때마다 함께 해준 유일한 동반자 아내(문정미 대표)의 힘이 컸다. 식당에서 일하며 사무실 운영비와 두 자녀를 키웠다. 휴관을 하면 어느 정도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었지만 단 한번도 출입문을 닫지 않았다.

세계로 뻗는 아산갤러리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름 자리를 잡았다. 오히려 지방보다 서울 등 전국에서 인지도가 높다. 아산갤러리는 이미 지역의 많은 화가들을 중앙무대에 세웠다. ‘아트페어’ 등을 통해 꾸준히 작가를 소개하고 있다. 평상시에는 지역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강인옥(아산)·윤천균(아산)·맹기호(천안)·김대순(아산)·정세훈(천안) 등의 작품이다. 개인전이나 단체의 경우 상황에 따라 2주에 한번 20~30여 점을 2주 마다 교체하며 작품성을 알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대구 2010’에 전속작가인 이건용 화백을 작가로 세울 만큼 위상도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오는 7월8일부터 열리는 뉴욕 3대 아트페어 가운데 하나인 ‘스콥햄튼아트쇼’도 참여하는 등 각종 해외 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3개 화랑이 참가한다.

김수열 관장은 “찰스 사치는 지역 작가들을 지원해 유명 작가로 만드는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한 후원자이자 유명한 컬렉터”라며 “아산갤러리도 지역에서 소질이 뛰어난 화가를 발굴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로 만드는 허브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관장은 “단 하루도 이 일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한결 같이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보내고 있노라고 기꺼이 자신하는 이유는 이 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천안·아산을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으로 만들어 지역 문화예술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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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