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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석의 Wine&] 아르헨티나, 축구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

“아르헨티나 와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난해 침체된 미국 와인 시장에서도 아르헨티나 와인 매출은 15%나 뛰었죠.”

얼마 전 만난 아르헨티나 와인 노통(사진)의 마이클 할스트릭 사장은 자신감이 넘쳤다. 서울의 한 한식당에서 만난 그는 돼지고기 보쌈과 된장국수를 맛본 후 “한식의 풍부하고 깊은 맛이 아르헨티나 와인과 잘 어울린다”며 “한국에서도 아르헨티나 와인이 곧 인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노통은 세계적인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가 보유한 와인 회사다. 스와로브스키 오너인 제르노트 랑게 스와로브스키가 아르헨티나의 노통 양조장을 우연히 방문한 뒤 그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그 자리에서 매입을 결정했다. 할스트릭 사장은 랑게 스와로브스키의 입양 아들. 오스트리아의 은행에 근무했던 그는 20년 전 아버지의 권유로 아르헨티나로 건너와 노통에 합류했다. 그는 “아버지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와인에 빠져 아직도 양조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웃었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최대 와인 생산국이다. 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미국에 이어 전 세계 다섯째 와인 생산량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인기 있는 칠레 와인의 경우 생산량만 보면 아르헨티나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 와인이 국제무대에서 덜 알려진 이유는 무엇보다 자국 내 수요를 맞추는 것도 바쁘기 때문이다. 특히 품질 좋은 와인들은 대부분 내수 시장에서 소비된다. 올 초 한국을 찾은 한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자의 말에서 이를 엿볼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아르헨티나 쇠고기는 맛 좋기로 유명하지만 현지에서도 최고급 부위는 맛보기가 쉽지 않다. 아르헨티나 축산업자들은 소를 잡은 후 가장 좋은 부위는 가족이 먹고, 그 다음 좋은 부위는 마을 정육점에 판매한다. 그렇게 하고도 남으면 대도시나 해외로 수출한다. 와인도 다르지 않다.”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 기술은 16세기 스페인에서 건너왔다. 이후 유럽 이민자들이 급증하며 와인산업도 꽃을 피웠다.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인 말벡 역시 프랑스 농업경제학자에 의해 처음 소개됐다. 현재 아르헨티나 말벡은 부드러운 목넘김과 강렬한 맛으로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르헨티나 와인의 남다른 매력은 세계 최고도(最高度)의 재배환경 덕택이다.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형성된 포도밭들의 평균 고도가 900m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높은 해발은 큰 일교차와 함께 건조한 토양, 연중 일정한 온도를 제공해 포도 재배에 최적으로 꼽힌다. 최근엔 양조장 간에 고도(高度) 경쟁이 붙어 일부 와인은 레이블에 알코올 도수와 함께 포도밭 해발까지 표시할 정도다. 높은 해발로 인한 부족한 강수량 탓에 안데스 산맥에서 녹아내리는 물을 관개수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와인은 청정 와인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할스트릭 사장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맞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축구뿐만 아니라 와인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용석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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