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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20~40대가 왜 돌아섰을까

“저는 백수입니다. 20대 백수입니다. 전쟁이 나면 누가 끌려 가나요. ‘전쟁을 원하지도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아저씨, 할아버지들인가요. 아니면 저 같은 젊은인가요.”(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온 20대 무직 대졸자)



“아빠, 오세훈 시장이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에게 해준 게 뭐 있어? 그러고도 한나라당 찍으라고? 아빠가 공무원이란 이유 때문에? 우리 학교 애들 90%가 한나라당 찍지 말자고 뭉쳤어.”(고위 공무원을 아버지로 둔 서울 시내 명문 사립대 여학생)



“천안함이 정말 북한에 침몰된 것 맞아? 백 보를 양보해서 북한 소행이라고 해도, 아무래도 ‘1번’은 우리 정부가 ‘자작(自作)’한 것 같아. 그것만 안 썼어도 좀 믿어줄 수 있었는데.”(서울에서 사업하는 40대 초반의 기자 친구)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몰표를 준 20~30대와 40대 초중반 세대 상당수는 2년 반 전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찍었던 이들이다. 그런 이들이 왜 돌아섰을까. 왜 이들은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할까. 이들이 내뱉은 말들 속에 답이 있다.



한마디로 정부가 이들을 ‘등 따습고 배 부르게’ 못해줬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2년 반 동안 20, 30대의 취업난은 더 심해졌다. 양극화도 가속화됐다. 젊은이들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천안함 괴담’을 신봉하고, 북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들조차 ‘전쟁몰이’라며 반대하는 건 나아질 기미가 없어 보이는 현실에 절망한 청춘들이 정부에 대한 반감을 비뚤어진 방식으로 표출하는 걸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이명박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잘나가는 거시경제 지표들만 바라보며 흡족해할 것이 아니다. 고용 없는 성장 속에 깊어진 젊은 층의 시름을 해결해줄 실질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중도 실용 친서민 행보’를 재개하겠다면서 또다시 시장에 나타나 떡볶이를 사먹고 상인들 어깨나 두드리는 수준이어선 안 된다. 서민과 젊은이들이 목마르게 원하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줄 근본 처방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달 재·보선은 물론 내후년 총선·대선까지 줄줄이 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망이 누적된 젊은이들이 삼류좌파들의 무책임한 선동에 동조해 국가안보와 정체성의 근간이 흔들릴 우려도 더욱 커질 것이다.



민주당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젊은 층의 외면을 받은 것처럼 민주당은 보수·장년층의 마음을 사는 데 실패했다. 보수·장년층이라고 여당에 불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무책임한 자세 하나만 보더라도 이들은 민주당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당은 이제 북한·안보 이슈에서만큼은 책임 있는 공당(公黨)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북한을 포용하자는 당론을 바꾸란 말이 아니다. 북한의 명백한 잘못마저 감싸며 괴담이나 유포하는 짓은 그만두란 얘기다. 정부의 천안함 조사를 ‘소설’이라 폄하한 야권 단일 후보가 패배한 데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수권정당 자격이 없다.



강찬호 정치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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