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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없인 못살아~ 고양시 여성축구단



주부들의 평범한 일상이 ‘축구공’하나로 바뀌었다. 축구가 좋아서·살을 빼기 위해·스트레스를 풀려고…. 축구를 시작한 동기도 각각 다르지만 이들이 함께 이룬 성과는 놀랄만하다. 3번의 전국대회 우승이 그것. 함께 뛰며 축구의 매력에 푹 빠진‘고양시 여성축구단’을 만나봤다.

아줌마? 마음만은 국대예요!



국가 대표 출신 감독과 평범한 주부들의 하모니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일산동구 백석공원내 인조잔디구장.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고양시 여성축구단’회원들이 하나 둘 구장으로 들어선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면서도 시선은 축구공을 놓치지 않는다. 돌아가며 슈팅연습을 하던 그때, 갑자기 불호령이 떨어진다.



“공을 끝까지 봐야지!” 불호령의 주인공은 이명화(37) 감독. 14년간 태극 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이 감독은 지난 2005년 고양시 여성축구단에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뛰던 이 감독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은 건 2007년. 그해 가을 고양시 여성축구단은 ‘문화부장관배 전국여성축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이후로 3년 내내 우승컵을 거머쥐며 ‘전국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우승까지 가는 길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이 감독의 호된 훈련에 회원들이 연습에 참가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프로 무대에 익숙한 이 감독은 아이가 아파서, 집안일을 이유로 연습에 참가하지 않는 주부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취미로 축구단 활동을 하던 회원들도 그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과 열정적인 모습에 회원들이 돌아왔다. 이 감독은“지금은 서로 눈만 마주쳐도 집에 일이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자신했다.



평범한 주부의 변신,‘고양시 대표’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자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대접도 달라졌다. 고양시는 이들을 위해 구장 대여료를 비롯해 유니폼과 축구공·축구화·경기 출전비 등을 지원했다. 회원들은 일체의 회비도 내지 않는다. 연습에만 집중하면 된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들의 이름 앞에 ‘고양시 대표’라는 직함이 붙었다.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 아이 키우느라 자신을 잊고 살던 주부들에게 우리 지역을 대표하게 됐다는 것은, 그 사실만으로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7년째 축구단으로 활동 중인 이순복(45·덕양구 행신동)씨는 “고양시 대표로 경기에 나갈 때마다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는“치킨가게를 운영하느라 새벽 2~3시까지 잠을 못 자지만 연습이 있는 날 아침에는 저절로 눈이 떠진다”며 웃었다.



축구는 김명희(37·일산동구 중산동)씨에게 두 아이를 선물해줬다. 김씨는“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임신을 포기했었다”며 “그러나 축구를 시작하고 몸이 건강해져서 인지, 결혼 7년 만에 첫 아이를 가졌다”고 회상했다. 첫 전국대회 우승을 안겨준 2007년, 둘째 아이의 임신을 알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뛰었다. 그때 뱃속에 있던 예건(2)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이날도 유모차에 누워 엄마의 연습을 지켜봤다. 김씨처럼 출산한 회원 7명 모두 아들만 낳아 한때는 ‘팀에 들어오면 아들 낳는다’는 소문도 났었다.



승리보다 축구 자체에 매력 느껴



전국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회원들은 경기의 승리보다 ‘축구’ 자체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에는 성적이나 우승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축구를 즐긴다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면서 “지금은 경기에 져도 ‘다음에 이기면 되지 뭐’라고 말하며 웃어버리는 회원들을 보며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겨울 회원들은 7월에 열리는 전국 대회에 대비해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 이 감독은 “매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대회인 만큼 올해는 꼭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를 잊지 않았다. 축구단의 문은 고양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사진설명]고양시 여성축구단의 이명화 감독(사진 왼쪽)과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다음달 열리는 전국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문의=031-918-0155·0166



<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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