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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강좌 찾는 주부들





세트플레이·패널티킥·코너킥…
월드컵, 알고 보면 더 즐겁죠

“여보, 코너킥이랑 프리킥이 어떻게 다른 거야?”

축구 경기를 보던 중 아내가 남편에게 묻는다. 설명을 해주던 찰나, 우리 선수가찬 공이 상대편 골대의 그물망을 흔든다. “어휴~, 당신 때문에 못 봤잖아. 이제 나한테 말 시키지마!” 남편이 화를 버럭 낸다. 무안해진 아내는 “뭐, 그런 걸 가지고 화를 내고 그래?”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축구는 이렇게 종종 부부싸움의 원인도 된다. 월드컵 시즌이다. 사이 좋게 축구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남편과 사이 좋게 축구 보고 싶어요”



지난 달 27일 오전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월드컵 시즌을 앞두고 축구 무료 강좌가 진행됐다. 축구에 대해 할말 많은 주부들이 모였다. 이날 강의 주제는 ‘축구 늦둥이들을 위한 축구 상식’.



늦둥이들에게 걸음마를 가르칠 사람은 스포츠 전문 MC로 잘 알려진 이은하씨다. 축구에 대한 여성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축구 아는 여자’라는 책을 최근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의에 앞서 이씨는 “스포츠라는 장르에서 조금 소외돼 있는 주부들을 그라운드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축구는 왜 부부싸움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스포츠인가”에 대한 얘기로 강의가 시작됐다. 야구나 농구 등 운동 경기는 ‘회’ 또는 ‘쿼터’로 이루어져 있어 틈새 시간을 이용해 궁금한 걸 물어보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축구는 45분 내내 공의 움직임을 따라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경기다. “1초라도 시선이 공을 놓치는 순간, 귀중한 골인 현장을 놓치게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골이 터질 때까지의 기다림과 긴장감, 그 자체를 즐기는 스포츠가 바로 축구예요. 그재미를 느끼게 되는 순간 여러분들도 그동안 남편이 왜 뭘 물어봐도 묵묵부답 TV만 뚫어지게 봤는지 이해하게 되실 거예요.”



“오프사이드는 그래도 어려워”



지극히 남성적인 스포츠, 축구는 그래서 여성이 알면 더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축구를 알면 남자들이 보는 눈이 달라져요. ‘FC 바르셀로나의 메시 알아? 아르헨티나전에서 이 선수를 제대로 막는 게 관건인데 말야’라고 한번 말해보세요. 그러면 남편의 시선이 확 달라질 걸요?” 이씨의 말에 주부들의 눈이 반짝인다.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왜 11명이 한 팀을 이룰까’ 등 축구 기본 규칙에 대한 설명과 평소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복잡한 축구 용어를 설명하는 시간도 이어졌다. 세트 플레이·패널티킥·코너킥·프리킥 등 남편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제때 물어보지 못했던 바로 그 용어들이다. 지난달 말 일본과 치른 대표팀 평가전이 예로 곁들여졌다. 박주영 선수가 왜 패널티킥을 차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경기를 봤던 주부들이 무릎을 치며 “아~, 그런 거였구나” 한다. 그 중 가장 오랜 설명이 필요했던 건 단연 ‘오프사이드’다.



“맞아, 그건 정말 이해를 못하겠어.” “공격수의 위치가 수비수 보다 뒤여야 된대.” “아니야, 그 반대지.” 수강생들끼리 작은 토론이 이어진다. 결국 강사의 설명이 네 번, 다섯 번에 걸쳐 반복되자 몇몇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수강생 최순영(51)씨가 말한다. “그래도 경기할 땐 너무 순식간이라 모르겠더라구요.”



“남편과 축구, 이해하게 됐어요”



“축구는 ‘골’을 넣기 위해 장장 90분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모적인 운동이라고 생각 했다”는 주부 박선영(33)씨는 “강의를 통해 축구가 지극히 전략적이고 치밀한 스포츠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이 왜 축구에 열광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축구 강좌는 무료 강좌 1회 외에 정규 강좌 3회로 구성된다. 정규 강좌인 ‘월드컵 백배 즐기는 축구 아는 여자’는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설명, 상대팀 분석, 유럽 리그개요, 축구스타 소개, K리그 개요 및 주요선수 소개 등으로 채워진다. 현대백하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 두 곳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에 열린다. 수강료는 4만원. 오는 10일에는 ‘유럽리그 둘러보기’, 17일에는 ‘K리그도 사랑하자’는 테마로 강의가 진행된다. 강좌 중간에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축구 외에 ‘안 가보면 모르는 아프리카 이야기’ ‘남아프리카 공화국 여행’ ‘아프리카 음악이야기’ ‘아프리카 여행 특강’ 등 다양한 아프리카 문화 강좌도 예정돼 있다.



[사진설명]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여성을 위한 축구 강좌’도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축구 강의를 하고 있는 스포츠 전문 MC 이은하씨.



▶문의=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02-539-4560·목동점 02-2653-4560



<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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