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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씨, 젊은 연주가들 멘토로 나서다

“이 일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10년전쯤부터였을 거에요. 드디어 하네요.” 한국 젊은 연주자들이 모인 오케스트라와 한 무대에 서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소감이다. [김태성 기자]
“한동일 선배는 꼭 형 같았어요. 외롭던 미국 시절에 상당히 힘이 됐죠. 협주곡의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부분을 둘이 나눠서 쳐보자고 제 연습실로 찾아오곤 했습니다.”



다음달 18~30세 100여 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지도

피아니스트 백건우(64)씨는 선배 한동일(69)씨를 첫 번째 음악 멘토로 꼽는다.



백씨에게는 또 다른 스승이 있다. “유럽에서 만났던 이보나 카보스는 모든 학생에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가르쳤어요. 제자의 연주를 듣고 설명도 각자에 맞게 했죠. 선생은 음악 자체를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생각할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또 귀도 아고스티는 음악에 대한 환상의 세계를 열어줬어요. 보이고 들리는 게 다가 아니라 무궁한 상상력을 동원해 생각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백씨는 이들에게 음악 자체가 아닌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그런 백씨가 이번엔 ‘스승’으로 나선다. 다음달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린덴바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에 선다. 오디션을 거친 18~30세 젊은 연주가 100여 명으로 구성된 린덴바움 오케스트라를 지도한다.



“젊은 한국 연주자들과 함께할 기회가 꼭 있으면 하고 늘 소망해왔는데 이제 제 역할을 할 때가 온 거죠. 단지 연주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소규모 실내악 하듯이 대화하면서 음악을 만들 거에요. 작품에 대한 해석뿐 아니라 음악에 대한 철학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겁니다.”



그는 미국의 ‘뉴 월드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위스 루체른 음악 축제의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 유럽의 ‘유럽 공동체 청소년 관현악단’등과의 협연 경험을 기억하고 있다. “청년 오케스트라와 연습이 끝나면 단원들이 대기실로 많이 찾아와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 ‘내 소리가 방해가 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집니다. 그 열기에 기분이 정말 좋죠.” 이제 그는 이 기분을 한국의 청년 오케스트라와 나눌 생각에 들떠 있다.



“한동일 선배와 미국 유학하던 시절에는 한국 연주자라고 하면 아무도 몰랐어요. 지금은 훌륭한 독주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죠. 하지만, 오케스트라에선 한국 연주자는 그리 많이 찾아볼 수 없어요. 오케스트라라는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해줘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백씨는 이번에 일부러 어려운 곡을 골랐다. “처음에는 (난해하다는) 바르토크의 협주곡을 제안했어요. 하지만, 3주 연습 기간 동안 젊은이들이 소화하기는 역부족일 것 같다는 지휘자의 의견에 (조금 쉬운) 리스트 협주곡 2번으로 바꾸게 됐죠.”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샤를르 뒤투와가 이 프로젝트를 돕는다. 28일부터 연습에 들어간다. 13개의 세계적 오케스트라 수석 연주자들도 참여해 한국의 청년 연주자들에게 한 수 가르칠 예정이다. “이번에 함께 연주하는 젊은이들을 미래에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에서 볼 수 있다면 참 행복할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제자를 기르는 일과 자신의 연주 사이에서 백씨가 찾은 절충 지점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이제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지만, 제 자신도 음악과 싸울 일이 아직 너무 많이 남았거든요.”



백씨가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무대는 앞으로 종종 볼 수 있을 듯하다. “린덴바움 오케스트라와의 공연은 차세대 연주자들과 함께하려 계획한 수많은 아이디어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아직 그 아이디어를 공개할 순 없지만 생각만으로도 설렌다는 거장의 눈빛이 젊은 생기로 빛났다. 공연문의 02-720-1013.



글=김호정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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