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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의 현장] 정부, KB회장 인선 개입 말라

김광기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B(국민은행)금융그룹의 새 회장 선출이 눈앞에 다가왔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5일 4명의 후보를 최종 면접한다. 요즘 금융계 인사나 경제 관료들을 만나면 온통 KB 회장 얘기다. 그런데 논의의 흐름이 점입가경이다. KB금융이 지금 이런 처지에 있으니, 이런 인물이 적합하지 않으냐는 소리는 듣기 힘들다. 오로지 어떤 후보가 힘이 더 센가, 결국 누가 청와대의 낙점을 받을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이렇고, 누구는 TK(대구·경북)라 저렇고, 누구는 권력 실세의 인척이라 이렇고, 누구는 관료 출신이라 저렇고, 하는 얘기들뿐이다. 어떤 후보는 내가 바로 ‘윗분의 뜻’이라고 위세한다고 한다. 다른 후보는 윗분의 뜻을 감지하면 중도 사퇴할 것이란 소리도 들린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그들대로 좌불안석이다. 언제 신호가 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KB금융은 공기업이 아니다. 엄연한 민간회사다. 정부가 인사에 개입한다면 월권이다. 더구나 지금 KB의 처지는 말이 아니다. 국내 최우량 리딩뱅크로서의 명성은 과거 얘기가 됐다. 경쟁 관계에 있는 신한은행과 비교해 연간 비용을 1조원 더 쓰고, 인력도 1만 명이나 많지만 돈벌이는 크게 뒤진다. 직원 1인당 순익은 신한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연령별 인력 구성을 보면 40~50대 비중이 45%로 신한(35%)보다 훨씬 높다. 이 같은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증시는 냉담하게 반응하고 있다. KB금융 주식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신한지주에 따라잡혀 1조원 이상 적다. 지난 6년간의 강정원 행장 체제는 ‘CEO 리스크’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입증했다.



지금 새 KB 회장의 앞에는 무거운 짐이 놓여 있다. 고연봉이나 즐길 안락한 자리가 아니다.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KB의 허약 체질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금융에 대한 전문 식견과 리더십으로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는 그 다음 일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 뽑아야 하는 이유다.



답은 간단하다. 정부는 끝까지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사외이사들도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자리를 걸겠다는 각오가 요구된다. KB가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사외이사들의 책임도 컸다. 주주들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회장 선출에 임해야 할 것이다. 후보들은 오직 실력과 비전으로 정면 승부하길 바란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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