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집 싸게 팔고 … 빚 돌려막고 … 사람 줄이고 … 벼랑 끝에 선 건설사들

전국 6개 사업장에 500여 가구의 미분양을 안고 있는 N건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자산을 담보로 대출 받아 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사업을 위해 금융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것이다. 이 회사 자금담당 부장은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줄어 주력인 토목 일거리도 없고, 자산이 바닥나 현금 구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돈 벌어 운영비 대기도 빠듯
일감 없어 1년간 ‘개점휴업’
아파트 25% 할인해 분양도

요즘 중견 종합건설업체 대부분이 이런 식으로 회사를 꾸리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찬호 연구위원은 “돌려막기는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이자 부담이 커져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버는 돈보다 이자가 많아=PF 대출의 경우 만기를 연장하면 어김없이 이자가 불어난다. D건설은 경북권의 한 미분양 단지에 대한 PF 대출 만기를 연장하면서 금리를 0.7%포인트 더 물게 됐다. 회사 임원은 “이 단지에서만 이자가 매달 30억원이나 나간다”며 “당초 이자가 연 7% 선이었으나 연장 때마다 금리가 올라 지금은 연 9% 선”이라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건설은 올 1분기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 0.94배로, 영업이익이 89억원인 반면 대출 이자는 94억원이나 됐다. 올 초 현금 확보를 위해 300억원을 더 빌렸기 때문이다. 이자 부담을 못 견디면 부도로 이어진다. 지난달 부도난 풍성주택은 1분기 이자(111억원)가 영업이익(43억원)의 세 배 가까이 됐다.



더 큰 문제는 일감이 없다는 것이다. U건설은 지난해 4월 수도권에서 300여 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 후 지금까지 놀고 있다. PF가 안 돼 분양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사 사장은 “매달 30억원의 운영비 대기도 빠듯해졌다”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을 위한 PF는 사실상 올스톱이다. 메리츠증권이 올 들어 4월 말까지 발행된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조사한 결과 총액(3조9571억원)의 78%인 3조1206억원이 기존 대출금의 만기 연장용이었다.



◆자구 노력도 하지만=이런 상황에서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모험을 한다. K사는 최근 충남 등지에서 분양 중인 두 곳의 아파트 분양가를 최대 25% 깎아주기로 했다. 그동안 미분양 판촉에 들어간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게 이 업체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일단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할인 분양에 나서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은 일반화됐다. 시공능력평가 80위권의 L사는 지난해 말 임직원 30여 명을 줄인 데 이어 최근 또 감원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은 없는데 최근 공사가 끝난 사업장에서 잉여인력이 발생해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와 채권단(금융권)은 건설사에 대해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시공능력순위 300위 이내의 종합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한다. 익명을 원한 채권단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가 경제 여건이 어려웠기 때문에 회생하는 쪽에 무게 중심을 갖고 진행했다”며 “올해는 경기가 개선되는 만큼 좀 더 보수적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C등급을 받아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것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워크아웃은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김원배·황정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