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상장 건설사 56개 중 12곳 …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아

최근 부도를 가까스로 면한 성지건설은 올 1분기에 대출 이자만 52억원을 부담했다. 벌어들인 돈(13억원·영업이익 기준)의 네 배다. 지어놓은 건물은 안 팔리고 새 일감은 없으니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회사 운영자금 등을 대기 위해서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쓸 수밖에 없다.



‘바람 앞의 등불(風前燈火)’. 중견 건설사들이 처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상장 건설사 56곳 중 올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은 12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배 미만이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다. 1배 미만인 업체는 모두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 이하 중견업체다. <관계기사 E7면>



이 때문에 올 들어 중견건설사 6곳이 부도나거나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퇴출 중견사 10여 곳의 이름이 적힌 살생부가 나돈다. 여파가 하도급업체인 전문건설사에도 미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인천의 전문건설사인 진성토건이 최종 부도처리됐다.



이런 일이 빚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시장 침체로 아파트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조사 결과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말 이후 차츰 줄고 있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세(1월 말 4만8469가구→4월 말 4만9592가구)다. 메리츠증권 강공석 수석연구원은 “준공 후 미분양은 특히 중견건설업체의 재무구조를 급격히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공공공사 발주 물량도 줄었다. 지난해 1~4월에는 18조1024억원의 공사가 발주됐으나 올해는 같은 기간 12조7814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렇다고 새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주택사업은 신규 대출 중단으로 꿈도 못 꾸고, 상가·오피스 신축 등 소소한 일감도 줄고 있다.



하도급업체들도 덩달아 어려워졌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건설정책실 이서구 실장은 “종합건설사들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공사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살기 위해 공사를 맡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건설업계는 정부나 금융권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지만 정부 입장은 단호하다. 익명을 원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건설사에 무조건 자금을 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어려운 회사는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