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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중국 때리는 미국, 거울 보고 반성해야”

정말 독했다. 그의 독설에 아시아 증시가 가슴앓이를 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금융위기의 충격을 겨우 수습하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해 초 그는 “한국 등 아시아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시장을 흔들었다. 2004년엔 한국을 ‘탄광 속의 카나리아’에 비유했다. 카나리아는 유난히 독가스에 약해 광부들이 경보기 대용으로 쓴다.

비관론자 스티븐 로치(65·사진), 그가 짐을 싸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 회장인 그는 3년 홍콩 생활을 접고 뉴욕으로 돌아간다. 다음 달 1일부터 비상임 회장을 하면서 예일대 교수를 겸한다. 미운 정이 든 것일까. 아시아를 떠나면서 그가 아시아 칭찬을 왕창 쏟아냈다. 9일자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다. 대신 모국인 미국을 향해 각을 세웠다.

그는 “아시아를 떠나며 나의 가장 큰 걱정은 미국”이라며 “미국은 제발 다른 나라 탓 좀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낮은 저축률(과잉소비) 때문인데 애꿎은 중국 등 아시아 탓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워싱턴에서 중국을 때리는 북소리가 계속 들려온다”며 “우리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은 거울을 보고 자신을 반성하고, 문제를 자초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예일대 교수를 하려는 이유도 미국의 재교육을 위해서”라고도 했다.

대신 아시아에 대해선 칭찬과 애정이 어린 충고를 담았다. 아시아가 위기를 통해서 배웠고, 훨씬 강해졌다는 칭찬이다. 1997~98년 외환위기가 아시아에 보약이 됐다는 분석이다. 98년 1조 달러 수준이던 아시아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조 달러로 늘었다. 그는 “이게 외부 충격에 대한 차단막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방심하지 말라는 충고도 있었다. 세계 시장이 복잡하게 엉켜 있어 어떻게 튈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는 “볕만 쪼이고 앉아 있지는 말라”고 적었다.

스티븐 로치 “나는 아시아에 베팅한다”

그가 늘 강조하는 아시아 경제의 내수 확대 주문도 잊지 않았다. 수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 경제의 리더가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뀌면서 아시아의 수출 의존도(지역 총생산의 35%→45%)가 더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중국이 바뀌는 게 중요한데 그는 “중국이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때 아시아 시장에선 독한 보고서를 내놓는 그가 휴가를 가면 주가가 1%는 오를 것이라는 우스개까지 있었다. 그러던 그가 아시아를 떠나면서 내놓은 고별사 같은 기고문에서 “앞으로 아시아의 3년은 내가 있었던 3년보다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곤 “나는 아시아에 베팅한다”고 했다.

 김영훈 기자

◆스티븐 로치=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다. 미국 뉴욕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브루킹스연구소를 거쳐 1982년 모건스탠리에 들어갔다.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 시절 그의 비관론은 골드먼삭스의 수석전략가 애비 코언의 낙관론과 늘 부딪쳤다. 2007년 6월 모건스탠리 아·태 회장이 됐다. 지난 4월 『넥스트 아시아』라는 책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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