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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 일 3D TV 경쟁, 월드컵보다 치열하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스마트폰 전쟁 이외에 또 하나의 ‘산업 전쟁’이 세계 전자업계에서 벌어진 판이다. 떠오르는 3D(3차원) TV 시장을 둘러싼 한·일전이다. 소니는 남아공 월드컵 축구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일본에서 대규모 행사와 함께 ‘3D 브라비아 LCD TV’를 출시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도 곧 상륙한다. 지난해 말 미국 공상과학영화 ‘아바타’가 3D 기술과 콘텐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면 11일 개막하는 남아공 월드컵은 3D TV의 안방시장 공략의 개막전으로 간주된다.



스페셜 리포트 - 또 하나의 산업 전쟁

상반기는 한국 업체의 독무대였다. 삼성전자가 올 2월 풀HD(초고화질) 3D LED(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이자 LG전자는 3월 LED 전구를 더 촘촘히 박은 직하형 풀 LED 3D TV로 응수했다. LG는 지난달 200만원대 보급형 3D LED TV를 내놨고, 삼성은 990만원대 프리미엄 풀HD LED TV를 출시했다. 전통적 TV 명가인 일본 가전업계에서는 ‘아바타’ 제작에 투자한 파나소닉이 3D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를 내놓은 정도였다. 하지만 3D 기술에서 가장 앞섰다는 소니의 출사표는 예사롭지 않다. 액정화면(LCD) 등 평판 TV 시장에서 한국에 추월당한 소니가 3D TV에서만은 주도권을 내줄 수 없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시장조사회사인 인스타트에 따르면 3D TV 시장은 올해를 분수령으로 급성장해 2014년이면 판매량이 5000만 대를 넘어 평판TV 시장의 20%를 점할 전망이다.



#한국은 다양한 제품군이 강점



한·일 업계는 초반부터 치열한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LG전자 DTV연구소의 최승종 상무는 “한국 업체들의 TV 라인업이 풍성해 만만찮은 싸움이 될 것”으로 점쳤다. LG전자의 3D TV는 시장의 주류인 셔터 글라스 방식에서 편광 방식에 이르기까지 제품군이 다양하다. 또 대중 브랜드인 ‘엑스캔버스’와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아’를 새로 출범해 고가와 중저가 시장을 골고루 겨냥했다.



가장 먼저 풀HD 3D LC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도 LED·LCD·PDP ‘3D TV 삼각편대’를 완성해 전방위 공략에 나섰다. 화면 크기도 46·50·55·63인치를 두루 갖췄다. 특히 삼성은 3D TV뿐만 아니라 3D 블루레이 플레이어, 3D 홈시어터, 3D 콘텐트, 3D 안경 등을 망라한 ‘3D 토털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TV 산업은 1970년대 컬러 혁명, 2000년대 디지털 혁명 두 차례의 변혁을 겪으며 주도권이 바뀌어 왔다. 삼성전자의 안윤순 상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3D TV 월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TV 산업의 세 번째 물결인 ‘3D 혁명’이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낼 것이다. 기존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 선점에 성공한 삼성은 해외시장에서 대화면TV 등 고급품 마케팅에 주력해 안방극장에 침투하고 있다. LG전자는 스포츠바 등 대중시설을 공략하고 있다. LG는 상반기 중 영국 전역의 2000여 곳 펍에 3D TV를 설치한다는 목표다.



일본 업체들은 LED TV 성능이 떨어지고 제품군도 미약한 편이다. 파나소닉은 비교우위에 있는 PDP TV에 주력한다. 50인치와 54인치가 있다. 소니가 10일 발표할 3D TV 또한 40인치와 46인치 LCD TV 두 종뿐이다. 다음 달 16일께 52인치와 60인치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의 이학무 애널리스트는 “디지털 제품은 시장 선점 효과가 다른 산업보다 크다. 소니의 진입으로 시장 파이가 커지면 먼저 진출한 삼성과 LG에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인피니아 LE9500, 삼성 파브 9000, 소니 브라비아 LX900(왼쪽부터)
#일본은 콘텐트와 방송장비에서 우세



일본의 소니가 3D TV 시장에서 큰소리를 치는 배경은 탄탄한 콘텐트 인프라다. 소니의 경우 영화와 음악·게임이라는 콘텐트를 풍부하게 축적했다.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은 연초 “3D TV의 밸류체인(가치사슬) 전 과정에서 전문성을 가진 곳은 소니뿐”이라고 호언했다. 그러면서 “2012년 전체 TV 생산량의 절반을 3D TV로 채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밝혔다. 소니는 또한 3D 방송장비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 때문에 3D 콘텐트의 주요 장르인 스포츠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3D 카메라는 물론 3D 방송용 차량 시스템, 3D 스튜디오 등에서 독보적이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소니는 3D 시장의 전방(방송)과 후방(콘텐트)을 휘저으며 삼성과 LG를 옥죌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파나소닉도 영화 ‘아바타’ 제작에 적극 투자하면서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특히 미국 최대 위성TV업체인 디렉TV 그룹과 세 3D 채널을 홍보하는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상반기에 3D TV 시장의 뚜껑을 열어 보니 한국 업계의 콘텐트와 내공이 만만찮다는 사실이 드러나 일본 업체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의 세계적 애니메이션 업체인 드림웍스와 손잡은 데 이어, 3D 콘텐트를 제작하고 섭외하는 전담팀을 만들어 단시일에 3D 콘텐트를 대거 확보했다. LG전자는 국내 위성방송업체 스카이라이프와 전략적 제휴를 해 3D 콘텐트 확보에 적극 나섰다.



시장에서 아직 중국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분야가 그렇듯 공포스러운 잠재력을 지녔다. 3D TV 양산 단계는 아니지만 개발품을 전시하는 수준까지는 와 있다. TCL은 42인치 셔터글라스 방식을, 하이센스는 55인치 240㎐ LED TV를 개발했다. 하이얼도 42인치 3D LCD TV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은 60인치 이상의 LC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10세대 공장 건립에 적극적이라 3D TV 발전 가능성이 크다. 3D TV는 50인치에서 60인치로 10인치 커질 때 몰입도가 배 이상으로 비약한다고 한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10년 전 우리가 평판TV에서 일본을 따라잡았듯이 10년 뒤엔 중국이 3D TV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중국이 LCD 패널 시장에서 바짝 따라오면 한국 업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편광 방식과 셔터글라스 방식=편광방식은 안경의 양쪽 렌즈 특성을 달리해 좌우 영상을 구분하는 방식. 셔터글라스 방식은 각각의 장면을 시간으로 분할해 구분한다. 셔터글라스 방식은 안경이 비싼 대신 3D 해상도가 우수하고, 편광방식은 안경이 가볍고 저렴하지만 TV 전면에 편광 필름을 추가해야 한다. 이에 따라 TV 단가가 오르고, 누워서 볼 때 3D 영상 구현이 어렵다.






한국 다음 상대는 구글·애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D(3차원) TV와 함께 ‘커넥티드(Connected) TV’ 시장을 긴장 속에 대비하고 있다. 경쟁자는 가전업종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미국의 정보기술(IT) 거인 구글과 애플이다.



커넥티드TV는 인터넷에 연결돼 각종 동영상이나 소프트웨어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기다. 애플 TV는 아이튠스를 통해 각종 콘텐트를 내려받을 수 있다. 구글 TV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서치와 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평면 TV시장에서 커넥티드TV는 10%를 점했다. 이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38% 성장해 2013년에는 전체 TV 판매량(3억 대 추산)의 3분의 1(1억 대)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지역에서는 3D TV를 포함한 평면TV의 60%가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커넥티드TV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이나 구글 모두 하반기에 이런 커넥티드 TV를 출시할 계획이다. 두 회사의 강점은 TV 자체의 성능보다 콘텐트다. 세트 회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바짝 긴장하는 배경이다. 삼성은 자체 TV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스토어를 만들고 있다.



애플은 대만의 홍하이와, 구글은 소니·인텔과 손잡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홍하이는 그동안 애플의 ‘아이팟’과 ‘아이폰’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왔다. 지난해 말 소니의 멕시코 액정화면(LCD) TV 생산라인을 인수함에 따라 TV 제작은 시간문제다.



구자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커넥티드 TV 시장은 한국업계가 바짝 긴장할 대상”이라며 “애플 TV는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겠지만, 구글은 하드웨어보다 OS를 전파하는 것이 주 목표인 만큼 삼성이나 LG가 손잡을 만하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촉발된 인터넷 앱스토어 경쟁이 커넥티드 TV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이폰이나 구글폰에 익숙해진 이들이 TV 구입 때도 유사한 사용자환경을 갖춘 TV를 구입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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