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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포기? … 여권 발 빼는 방식 고민 중

“이 상황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한다면 국민이 바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한나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의 공동간사 권영진 의원은 8일 기자들에게 “세종시 문제는 이미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느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당초 민본21은 이날 청와대의 조속한 개편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세종시 수정 방침의 폐기도 함께 주장하는 걸 검토했다. 이 모임의 한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은 국민의 심판을 받은 만큼 이제 거둬들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들은 회견문에 세종시 대목을 넣지 않았다. 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어떤 방식으로 폐기할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논의과정에서 현기환 의원은 “국회법 절차를 통해 (수정안을) 폐기하는 방안, 청와대와 정부의 선언을 통해 포기하는 방안으로 의견이 나뉘었다”고 전했다. 공동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관계설정 문제 등 복잡한 내용이 얽혀 있기 때문에 좀 더 논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대한 여권 전체의 생각도 민본21과 크게 다르지 않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는 바람에 세종시 수정안을 관철하는 건 불가능해졌다는 게 다수의 한나라당 의원은 물론 청와대 고위관계자들도 동의한다. 더욱이 염홍철(자유선진당) 대전시장·안희정(민주당) 충남지사·이시종(민주당) 충북지사 당선자들은 세종시 원안 추진을 강력히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이들은 8일 오후 충남 연기군 행정도시건설청 앞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충청권 민심과 국민적 심판을 겸허히 수용, 수정안을 포기하고 원안 추진을 국민 앞에 공개 천명해야 한다. 행정도시 백지화를 주도하고 있는 세종시기획단을 해체하고, 무력화된 행정도시건설청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성명에 담겼다. 이들은 또 9부2처2청의 중앙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한다는 방침, 즉 ‘정부 이전기관 변경고시’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에선 어떤 방식으로 세종시 수정을 포기하는 게 좋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원안 추진을 주장해 온 친박 진영에선 “국회 절차를 통해 당당하게 수정안을 폐기해야 한다”(서병수)고 목소리를 낸다. 세종시 수정을 상징하는 정운찬 국무총리의 퇴진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을 포기해서 세종시 이슈 자체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게 친박의 주장이다.

여권의 주류인 친이계의 입장은 미묘하다. 세종시 수정이 불가능해졌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이후 전략을 두곤 엇갈린다. 일부 인사들은 명예롭게 탈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선거에서 졌다지만 수정의 당위성까지 없어진 건 아니다”라며 "당위성을 살려두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여의치 않다고 원칙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기엔 정운찬 총리 문제에 대한 고민도 얽혀 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걸로 알려진 한 의원은 “세종시를 공식 포기하게 되면 정 총리도 교체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착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는 게 어렵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국가백년대계’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수정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었다. 따라서 청와대 또는 당 지도부가 당장 공개적으로 세종시 수정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은 작다는 게 친이계 의원들의 관측이다. 대신 시간을 끌면서 고심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선 세종시 계획을 수정한다는 입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고정애·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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