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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배만 불린 월드컵” 곳곳서 원성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9개 도시 중 하나인 폴로콰네의 대형 광고판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남아공 축구를 상징하는 응원도구인 부부젤라(일종의 나팔) 위에 ‘월드컵을 즐기자’는 의미의 문구가 적혀 있다. ‘아요바(Ayoba)’는 달콤하다는 뜻의 남아공 토속어다. [폴로콰네 AFP·연합뉴스]
지금 남아공에서는 월드컵이 국민 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전국에 경기장 10개를 신축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지가 도마에 올랐다. 남아공 일간 소웨탄의 일요신문인 선데이타임스는 최근 자체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경기장 신축에 165억 란드(약 2조6000억원)가 들었다고 보도했다. 철도 등 기반시설 구축에 들어간 돈까지 합치면 월드컵 관련 총지출액은 400억 란드가 된다는 것이다. 신문의 보도가 맞다면 2004년 당시 16억 란드면 될 것이라던 경기장 신축에 10배가 넘는 돈이 들어간 셈이다.



박성우 기자의 ‘남아공 현지 리포트’

영국계 컨설팅 회사 그랜트 손튼에 따르면 남아공이 월드컵 유치로 얻을 경제적 효과는 투자액 400억 란드보다 훨씬 적은 270억 란드가 될 전망이다. 당초 5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관광객도 치안문제 등으로 37만 명 정도밖에 오지 않으면서 관광 수익도 88억 란드에 머물 것으로 봤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도 “남아공 정부가 앞으로 신설 경기장 유지·보수에 연간 1억4000란드를 쓰게 될 것”이라며 “케이프타운이 속한 웨스턴케이프 주정부가 빚을 내 경기장 건설에 보탠 것 등을 감안하면 월드컵 경제효과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드컵 경제효과가 논란이 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FIFA는 이미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과 광고수입 등으로 32억 달러(약 3조9000억원)를 챙겼다. 경기장 주변에서 팔 수 있는 상품을 제한하고 숙소 예약도 공식 파트너 ‘매치’로 일원화하면서 남아공 상인들과 숙박업자들의 원성을 샀다. 무엇보다 경기장 입장권 판매를 인터넷 예매로 제한하면서 저소득층의 불만이 폭발했다. 요하네스버그 택시기사 모레나 은코시(28)는 “남아공 국민의 세금을 들여 FIFA 배만 불려 준 꼴”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이 국민 생활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 실제로 남아공 서부 케이프타운에서 일어났다. 정부가 월드컵을 앞두고 도시정비 사업을 하면서 빈민들을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곳으로 강제 이주시킨 것이다. 케이프타운에서 30여㎞ 정도 떨어진 외딴곳에 컨테이너 박스 1500개를 갖다 놓고 2만여 명을 몰아넣었다. 이곳 주민 윌리엄 멍고(37)는 “가족 8명이 박스 하나에 사니 강제수용소나 다름없다”며 “월드컵은 부자들을 위한 잔치일 뿐”이라고 말했다.



◆부인 세 명 있는 남아공 대통령=남아공 정계는 이 와중에 엉뚱한 스캔들에 휘말렸다. 세 명의 부인에게서 20명의 자녀를 얻은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최근 두 번째 부인이 그녀의 보디가드와 동침한 사실이 알려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보디가드는 자살했다. 남아공 언론은 연일 이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하고 있다. 주마 대통령이 월드컵이 끝나면 이미 그의 아들을 낳은 네 번째 부인과 결혼할 것이라는 기사도 있다. 남아공 민법은 중혼을 허용하지 않으나 관습법은 중혼 부인의 자녀에 대한 상속을 인정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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