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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법안까지 포퓰리즘에 휘둘릴까 걱정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더욱 극성을 부릴 조짐이라 걱정이다. 민주당은 엊그제 의원 워크숍을 열고 선거 기간 중 내놓았던 공약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면적 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이르면 이달 열리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무상교육과 월 10만원씩의 아동수당, 고등학교의 의무교육화, 노년층 교통수당·틀니 등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다짐했다. 이를 위해 학교급식법·유아교육법·노인복지법·아동복지법 등을 발의하기로 했다.



우리는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매우 걱정된다. 민주당은 이런 공약을 내걸고 선거에서 이겼으니 이게 민심(民心)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집권 경험이 있는 공당의 자세는 아니다. 국가 재정이 어떻게 될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이 여당일 때는 무상급식을 예산 문제로 보류한 바 있다. 국가 재정이 아직은 괜찮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건 민주당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국가 채무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그렇다면 설령 공약이라고 해도 국가 재정을 생각하면서 수정하는 게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더욱 우려되는 건 민주당이 보편적 복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전면적 무상급식이 그렇다. 전에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였지만, 앞으로는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도 지원하겠다는 보편적 복지로 나아가겠다는 얘기다. 복지 철학이 이렇게 바뀌면 돈 들어갈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건 자명하다.



또 민주당이 공약을 이행하겠다면 재원 조달방안도 같이 내놓아야 한다. 증세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데도 민주당은 여기에는 또 결사 반대다.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지속 가능한 복지를 생각해야 한다. 조달 가능한 재원의 범위 내에서 복지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장 먹을 게 없다고 해도 황금알을 낳는 닭을 잡아 먹는 우(憂)를 범해선 안 된다. 꼭 필요한 사람만 지원하는 선택적 복지와 성과가 높은 곳에 지원하는 효율적 복지로 민주당은 돌아서야 한다.



여당도 오십 보 백 보인 것 같다. 야당의 포퓰리즘 공세에 휘둘리지 않아야 여당으로서 자격이 있는데, 야당과 마찬가지로 포퓰리즘에 빠져 있는 것 같아서다. 취약계층에 대한 대학 무상교육이나 고등학교의 의무교육화, 무상보육 등을 발의하거나 주창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져야 할 집권 여당의 자세로 속히 돌아와야 할 것이다.



그나마 정부만이라도 중심을 잡아 주면 한결 낫다. 그러려면 재정 건전화에 주력하겠다는 약속을 흔들림 없이 지켜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해관계자의 반발 때문에 선거 뒤로 미뤘던 정책도 속히 추진해야 한다. 영리의료법인 도입과 쌀의 조기 관세화, 전문자격사 선진화제도 등은 시간을 너무 많이 끌었다. 하루빨리 중론(衆論)을 모아 결정해야 한다. 지금 포퓰리즘 경향을 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그리스처럼 될 건 자명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민주당과 정부·여당은 제가끔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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