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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월드컵] ‘꼴찌 반란’ 꿈꾸며 …

월드컵 개막을 기다리는 은행원이 있다. 밤을 새워 TV를 볼 축구광이 아니다. 뉴질랜드 대표팀의 앤드루 배런(30·사진) 얘기다.

배런은 월드컵에 초청받은 선수다. 월드컵은 몸값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거물들의 경연장이다. 아마추어 선수 배런은 월드컵이 프로선수의 전유물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특별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배런의 직장은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의 웨스트팩은행이다. 고객이 투자한 10억 뉴질랜드달러(약 8200억원)를 관리하는 자산운용팀에서 일한다. 낮에 정장을 하고 주식이나 채권 등의 변동에 온 신경을 쏟는다. 하지만 퇴근하면 그는 축구선수로 변신한다.

미국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프로팀의 스카우트를 뿌리치고 지금의 직장에 들어갔다. 회사에서는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겨왔다. 럭비의 나라 뉴질랜드에서 축구선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숨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만 대표팀 훈련과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자주 휴가를 내느라 눈치가 보였다. 지난해에는 휴가를 10주나 썼다. 그의 ‘2중 생활’은 지난해 11월에야 발각됐다. 바레인과의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자 펄쩍펄쩍 뛰는 그의 모습이 그대로 TV 전파를 탔다. 축구를 잘 보지 않던 직장동료들도 월드컵 출전권이 걸린 경기는 지켜봤다.

배런은 “그동안 잘 숨겨왔는데, 들키는 바람에 시원섭섭하다. 어쨌든 앞으로 휴가내기는 더 쉬워졌다. 월드컵에 나가게 돼 회사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을 위해 7주간 휴가를 냈다”고 말했다.

배런은 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 백업요원이다. 주전선수의 부상이나 경기 흐름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출전이 가능하다. 30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배런은 후반 교체투입을 준비했다. 세르비아 응원단의 과격행위로 인해 경기가 빨리 끝나는 바람에 아쉽게도 출전하지 못했다.

뉴질랜드는 이날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를 1-0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스포츠 베팅업체에서 북한과 함께 월드컵 우승 가능성이 가장 낮은 팀으로 분류된 뉴질랜드의 ‘꼴찌 반란’이었다. 배런은 “이번 승리는 우리 팀에 큰 의미가 있다. 월드컵에서 이변을 연출할 수 있도록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클라겐푸르트(오스트리아)=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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