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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각색해보니 원작에 경외심 절로 생겨”

어머나, 춘향이와 사랑한 건 이몽룡이 아니라 방자였다. 춘향(조여정)은 방자(김주혁)와 몽룡(류승범) 사이에서 사랑과 출세,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던 야심녀였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던 몽룡은 하인과 몰래 통(通)한 춘향을 용서할 수 없었다. 고전소설 『춘향전』 뒤집기를 시도한 영화 ‘방자전’의 기세가 심상찮다. 개봉 일주일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소위 청소년 관람불가 ‘19금(禁) 사극’으로서는 이례적이다. 여자 꼬시겠다는 일념으로 과거 급제한 변학도, 황혼의 나이에도 여자공략법을 방자에게 전수하는 마노인 등 주변 인물도 단단하다.



개봉 일주일 만에 100만 명 돌파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

『춘향전』에 대한 가장 발랄한 해석일 성 싶은 ‘방자전’의 각본·연출을 맡은 김대우(48·사진) 감독을 7일 만났다.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등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그는 2006년 ‘음란서생’으로 성공적인 감독 데뷔식을 치렀다.



-『춘향전』을 택한 이유라면.



“원작의 순진한 결말을 비틀어보고 싶었다. 양반 자제 이몽룡과 기생 딸 춘향이 맺어지는 결말은 민초들 입맛에 맞게 가공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분이 다른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춘향전』 같은 좋은 ‘파일럿’(방송 정규 편성을 위한 시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각색하다 보니 몇 백 년 이어져온 이야기의 힘에 대한 경외심이 절로 생겼다.”



-방자와 춘향이 사랑을 이루지만, 완전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이 영화 한 편으로 설명하고 싶었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모순덩어리라는 사실을. 소유욕과 경쟁심이 끼어들기도 하고, 상대가 잘 되길 바라다가도 파괴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곁에 붙들어두고 싶다가도 놔주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렇게 복잡한 게 사랑이다.”



-원작과 비교해 가장 비튼 인물은.



고전은 끝없이 변형되며 생명력을 얻는다. 영화 ‘방자전’은 방자(김주혁·왼쪽)와 춘향(조여정)의 사랑을 앞세워 『춘향전』을 유쾌하게 비튼다. [바른손 제공]
“물론 방자다. 방자는 체제순종적이면서도 도전적이다. 우유부단한 탓에 야반도주 같은 건 못하지만 춘향에게 남자답고 깊은 사랑을 보여주는 남자다. 방자와 춘향이 비로소 하나가 되는 결말에서 가슴 한 구석이 찌르르 했다면, 그거야말로 감독으로서 가장 바라는 바다.”



-변학도(송새벽), 마노인(오달수) 역의 두 배우가 두드러진다. 나오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송새벽은 ‘마더’의 형사로 나온 걸 보고 만나자고 해 그 자리에서 캐스팅했다. 어둔하고 순박한 면모가 갑자기 잔인하게 돌변할 때의 오싹함을 기대했는데, 정말 잘 해줬다. 오달수·송새벽 둘 다 말을 먹고 뱉는 기술이 기가 막힌 배우다. 눙쳤다가 세게 갔다가, 고저장단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데 감탄할 뿐이다.”



-‘조여정이 이렇게 예쁜 배우인줄 몰랐다’는 반응도 많다.



“그 또한 기쁜 반응이다. 배우의 노출이 화제성으로만 그친다면 그건 감독의 잘못이다. 자그마하면서도 야무지고, 당돌함과 잔혹함이 공존하는 조여정의 이미지가 춘향과 잘 어우러진 것 같다.”



-과감한 노출이 흥행에 한몫했다.



“방해야 됐겠나. 베드신을 이불로 가리고 할 거면 안 하는 게 낫다. 누가 (섹스할 때) 이불로 가리고 하나. 노출 장면 촬영은 배우도 힘들지만 감독도 힘들다. 난 ‘아름답게 해달라’는 식의 모호한 요청은 안 한다. 노출 장면은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액션 장면이 아닌가. 대신 내가 보료를 안고 시범을 보인다. 소리·자세·순서까지 모두. 다들 처음엔 웃다가 차츰 엄숙해진다. 베드신은 정말 찍기 힘들다. 폭우가 쏟아지는 숲 속에서 양쪽에 1000명씩 대치하고 있고 사자와 코끼리가 100마리씩 동원된 장면을 촬영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랄까.”(웃음)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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