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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그리고 축구 ④·끝

“아프리카 아이들은 연체동물을 연상시킬 만큼 유연성과 탄력이 뛰어납니다. 특유의 리듬과 운동 센스를 바탕으로 창조적인 축구를 즐기죠. 이들이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훈련받는다면 머지않아 세계 축구는 아프리카가 점령할 겁니다.”



“지금은 물로 허기 채우지만 곧 아프리카가 축구 중심 될 것”

남아공에서 축구 선교사로 일하고 있는 임흥세(54·사진)씨는 아프리카 축구의 잠재력을 실감하고 있다.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에서 빈민가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임 선교사는 홍명보(2012 런던올림픽 대표팀 감독), 김주성(대한축구협회 국제국장) 등을 키워낸 지도자다. 그는 “축구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기아와 에이즈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동아줄”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에 있는 임 선교사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축구를 잘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



“특유의 유연성이다. 여기에 탄력과 속도가 붙으면 누구도 막기 힘들다. 오존이 없는 강한 햇빛을 받으며 살았기 때문에 특히 낮 경기에 강하고 헝그리 정신을 가진 선수가 대부분이라 정신력도 단단하다.”



-플레이 특징은.



“정해진 틀이 아닌 순간적인 센스에서 나오는 것이 많다. 아프리카의 전통 템포를 즐기며 리듬을 타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면 기량의 120%도 발휘할 수 있다. 반면 분위기가 틀어지면 가진 것의 반도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아프리카 팀과의 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아프리카 선수들이 축구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환경은.



“잔디 구장이 많을 것 같지만 맨땅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 우리는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지만 이들은 허기를 면하기 위해 물을 마실 정도로 형편이 어렵다. 장비와 지도자도 부족하고 다쳐도 마땅히 치료할 곳이 없다. 병원을 가려고 해도 절차가 복잡하고 치료비가 비싸 엄두를 못 낸다.”



가나 수도 아크라의 한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동네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응원 겸 구경나온 동네 사람들의 긴 줄이 터치라인을 대신하고 있다. [아크라(가나)=박종근 기자]
-개인 기량이 뛰어난 대신 팀 플레이에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있는데.



“축구로 성공하고 유럽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이 워낙 강해서 그렇다. ‘조직력’이라는 개념을 아예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키는 대로 축구를 하는 경향이 있다. ”



-유럽에 진출하는 아프리카 선수들을 ‘현대판 노예’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아데바요르(토고)나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처럼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유럽 팀에 진출했다 도태되는 아프리카 선수들은 배운 게 없기 때문에 부랑인이나 범죄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아프리카 팀의 성적을 예상한다면.



“남아공뿐만 아니라 6개 아프리카 팀 모두가 홈 경기와 다름없는 어드밴티지를 누릴 것으로 본다. 엄청난 응원 열기와 수만 개의 부부젤라(남아공 전통 나팔) 소리에 다른 대륙에서 온 선수들은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릴 것이다.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조별 예선을 통과한다면 8강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와 맞붙을 나이지리아의 전력은.



“1990년대까지 아프리카 최강자였고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도 차지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 이후로 서서히 몰락하고 있다. 이번 대회 지역예선에서도 같은 조의 튀니지가 막판에 무너지는 바람에 무임승차하다시피 했다. 축구협회와 대표팀 간 갈등으로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하지만 유럽 명문 팀에서 뛰는 선수들의 능력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게 분명하다.”



임 선교사는 “이번 월드컵이 끝나면 더 많은 아프리카 선수가 유럽과 아시아로 진출하고 아프리카가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정영재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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