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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선거 패배 책임” 대표 사의

이회창(얼굴) 자유선진당 대표가 6·2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7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 연찬회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고 박선영 대변인이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전한 뒤 박 대변인도 그만두겠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퇴 발언은 충남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한 것을 두고 격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이상민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진삼 의원과 김창수 의원도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대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져서는 안 될 충남지사 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해 지지해 준 유권자들께 송구스럽다”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는 충남에서의 패배를 예상 못했다고 한다.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박상돈 선진당 후보보다 막판에 높게 나오긴 했지만 실제 선거에선 뒤집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선거를 나흘 앞둔 뒤부터는 충남 유세에만 집중했을 정도로 충남지사 선거에 ‘올인’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사퇴는 단순히 선거 패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한 핵심 측근은 “사퇴의 배경을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이 대표는 이번 선거 패배가 2012년 대선까지 이어질까 걱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이번 선거를 보수 진영 전체의 문제로 인식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보고 일종의 전율을 느꼈다”며 “2002년의 판박이”라고 말했다. 2002년 대선은 이 대표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다가 ‘노무현 바람’에 밀려 패했던 선거다. 이 대표는 “보수 세력은 지금 이해타산을 따질 때가 아니라 대연합의 가능성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사퇴를 한나라당과 선진당 간 통합의 문을 열기 위한 단초로 보고 있다. 물론 양당 관계자들은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선진당 의원들은 7·28 국회의원 재·보선 등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둔 시점에서 이 대표의 사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번복을 요청키로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끝내 사퇴의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당분간 변웅전 최고위원이 이끄는 비상체제로 가동될 전망이다. 선진당 당헌엔 대표가 유고될 경우 전당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최고위원이 당을 이끌게 돼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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