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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발 안 닿은 K2 G5봉에 ‘코리안 루트’ 낸다

사진은 7000~8000m급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고 있는 가셔브룸산군. [K2 제공]
7일 오전, K2가셔브룸5봉원정대가 파키스탄 카라코람히말라야의 난벽 가셔브룸5봉(7321m·G5)을 향해 떠났다. G5는 신비에 싸인 봉우리다. 7000~8000m급 봉우리 5개가 어깨를 맞대고 있는 가셔브룸산군 중 가장 뒤쪽에 숨어 있으며, 그런 연유로 아직까지 한 번도 인간의 손길을 허용하지 않은 미답봉이다. 등정 시도 또한 1978년 일본 원정대 이후 32년 만이다. 원정대가 도전하는 북벽의 표고 차만 2200m, 최소 5일 이상 쉬지 않고 올라야 한다. K2가셔브룸5봉원정대는 중앙일보·K2코리아가 후원한다.

김형일(42·K2익스트림팀) 대장을 비롯해 임일진(41)·이상우(37)·장지명(31) 대원으로 꾸려진 등반팀는 알파인스타일로 G5에 도전한다. 셰르파를 고용하지 않고, 고정 로프를 설치하지 않은 채 곧바로 정상을 공격하는 스타일이다. 지난 78년 낭가파르바트(8125m)를 단독 등정한 라인홀트 메스너(66·독일)는 이 분야의 절대 고수다. 대규모 인원과 물량으로 산 정상을 포위하듯 나아가는 극지법과는 전혀 다른 등반 방식이다.

김형일 대장은 지난달 29일 원정 발대식에서 “히말라야의 10대 난벽에 도전하겠다. 이번 가셔브룸5봉은 지난해 스팬틱골든피크에 이은 두 번째 도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표고 차 2200m의 스팬틱골든피크(7027m) 북동벽에 코리안 신루트를 개척했다. 산의 높이는 8000m에 미치지 못했지만, 사실상 한국에서 첫 번째로 시도된 알파인스타일 등반이었다.

알파인스타일로 거벽에 도전하는 K2가셔브룸5봉 원정대. 사진 왼쪽부터 장지명대원, 김형일 대장, 이상우·임일진 대원.[K2 제공]
특히 G5는 현재 미등정 상태다. 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히말라야 등반사에서 7000m급 봉우리를 세계 최초로 등정한 적은 이제까지 여섯 번 있었다. 그러나 모두 극지법을 통한 등정이었다. K2원정대가 G5를 등정하게 되면, 알파인스타일로 7000m급 미답봉에 이름을 새기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한국 산악계 또한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이인정 대한산악연맹 회장은 “이제 14좌에 매달리는 시대는 갔다”며 “우리도 등반 선진국처럼 의미가 있는 봉우리에 도전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김형일 대장은 ‘산악계의 스마일맨’으로 통한다. 강력한 카리스마 대신 온화한 미소로 후배들을 다독이는 스타일이다. 이는 알파인스타일 등반가로서 최대 장점이다. 알파인스타일은 한 줄로 묶인 자일 파트너끼리의 신뢰와 유대감이 등반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김 대장과 삼각편대를 이루게 될 두 대원 또한 범상치 않다. 이상우 대원은 고층 빌딩 유리벽을 닦는 일을 하고 있다. 히말라야에 가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산에 대한 그리움을 키우는 전망대가 됐다. 막내 장지명씨는 지난해 대기업을 그만두고, 산에 입문했다.

김 대장은 평소 “산악인이라면 최소 3일은 쉬지 않고, 먹지 않고, 자지 않고 등반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것이 알피니스트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원정대는 오는 20일, 해발 4800m 빙하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뒤 7월 초 G5 정상에 도전한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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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