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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열게 하는 ‘이야기의 마법’

이동통신사의 광고로 낯익은 ‘비비디 바비디 부’는 본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나온 말이다. 요정이 신데렐라의 옷차림을 변신시키면서 부르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즉, 마법의 주문이다. 일본 도쿄디즈니랜드 앞에는 여기서 이름을 따온 ‘비비디 바비디’라는 가게가 있다. 이 테마파크를 찾는 여자아이들을 신데렐라, 백설공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캐릭터로 꾸며주는 곳이다. 여기서 드레스를 입고 화장과 머리 모양 등까지 다 갖추려면 2만5000엔(30여만원)이나 들어간다. 장사가 될까 싶지만 거울 앞에는 어린 손님들이 줄 서서 변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달 취재차 도쿄디즈니랜드·도쿄디즈니씨를 간 길에 본 광경이다.

On Sunday

물론 바로 옆 기념품점에서 드레스만 따로 팔기도 한다. 이런 드레스 역시 도쿄디즈니랜드 하루 입장료(5800엔)보다 비싸다. 배보다 배꼽이 큰데도 이렇게 동화 속 주인공처럼 치장하고 가족과 놀러온 아이들이 적잖게 눈에 띈다.

그뿐 아니다. 미키마우스 머리띠든, 인어공주의 물고기 모자든 이 테마파크의 손님들은 낯익은 캐릭터 상품을 대개 하나 이상 들고 있다. 캐릭터를 본뜬 통(桶)에 담아서 파는 팝콘도 마찬가지다. 유독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을 살펴보니 ‘몬스터 주식회사’의 캐릭터 통에 담아주고 있었다. ‘몬스터 주식회사’는 요즘 이곳의 최신 캐릭터다.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 건 9년 전이지만 여기에 바탕 한 놀이기구가 새로 등장한 덕택이다. 다시 말해 이런 통이 그저 예뻐서, 혹은 입이 궁금해서 지갑을 여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반 세기 전 미국에 처음 문을 연 디즈니랜드는 흔히 테마파크의 원조로 꼽힌다. 놀이기구를 갖춘 유원지야 그 전에도 있었지만 뚜렷한 테마로 공간 전체를 연출한 놀이공원은 사상 처음이었다. 테마란 맥락 있는 이야기다. 디즈니랜드의 놀이기구와 볼 거리는 그 자체가 직접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부 개척사 같은 과거든, 우주여행 같은 미래든, 혹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영화의 줄거리든 저마다 꿈과 개성을 자랑한다.

검은색 둥근 귀가 달린 머리띠만 봐도 누구나 미키마우스나 미니마우스를 쉽게 떠올리는 건 바로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친숙해진 이야기의 힘이다. 그렇다고 도쿄디즈니랜드가 이런 유산에만 기대는 건 아니다. 바로 인접한 제2 테마파크 격인 도쿄디즈니씨(Sea)에선 요즘 ‘더피’라는 이름의 곰 인형이 인기를 끈다. 미국 디즈니랜드에서는 그저 ‘디즈니 베어’라고 불리는 인형인데, 도쿄에선 더피가 어떻게 처음 등장했는지 알려주는 동화책까지 만들어 함께 판다.

이야기를 통해 지갑을 열게 만드는 솜씨는 더 있다. 두 테마파크 안에서는 집에서 싸간 도시락을 먹을 수 없다. 식당 매상을 올리려는 상술일 테지만, 일본 측 관계자는 제법 그럼직한 이유를 들려줬다. “테마파크는 ‘일상을 벗어나는 꿈을 즐기는 체험’을 제공하는 곳이라며 여기서 먹는 음식 역시 그 체험의 일부”라는 논지였다. 이곳의 수많은 식당 중에 일본 식당이 단 하나, 도쿄디즈니씨에만 있는 것도 그래서란다. 7개의 테마별로 꾸며진 지역 중에 일본 식당이 어울리는 것은 일본인들이 이민을 간 20세기 초 뉴욕항 테마 지역뿐이라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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