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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포화 지방 풍부한 여름 농어는 ‘회춘 비타민’

“음력 5월 농어를 고아 먹으면 곱사등이(척추 장애인)를 편다”는 옛말이 있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봄 조기, 여름 농어, 가을 갈치, 겨울 동태’라는 얘기도 있다. 모두가 요맘때(6~8월) 농어 맛이 절정이란 의미다. 맛이 얼마나 좋았으면 경남 통영에는 염라대왕이 통영산 농어회를 먹어보지 못한 사자(死者)를 ‘맛이나 보고 오라’며 이승으로 돌려보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옛 중국 사람들도 농어 맛에 반했던지 ‘송강노어(淞江盧魚)’라는 사자어까지 지어냈다. 이는 중국 전국시대 때 한 선비가 타지에서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고향 송강의 농어(노어) 맛을 그리워하다가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되돌아갔다는 일화를 근거로 한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농어를 서대와 함께 ‘6월의 웰빙 수산물’로 선정한 것은 그래서다.

농어는 몸매가 쭉 빠져 별명이 ‘8등신 생선’이다. 길고(50∼90㎝) 납작한 몸과 큰 입 때문에 물고기 형태ㆍ해부학 연구용 생선으로 자주 사용된다. 가을이 되면 겨울 채비와 산란을 위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나 바다로 이동한다. 일본인들은 이를 “농어가 가을 천둥소리에 놀라 깊은 바다로 도망간다”고 묘사했다.

농어는 최고의 횟감이다. 조선시대엔 살을 가늘게 썰어서 상에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시대 이후엔 도톰하게 포를 뜨듯이 살을 떠낸다. 살에 참기름을 약간 넣고 손으로 조물조물 버무리면 농어회가 완성된다. 참기름을 치면 고소한 맛이 더해지고 얼마간 시간이 흘러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무친 농어 살은 빛깔이 다른 생선보다 파르스름하다.

농어채도 별미다. 살에 전분을 묻힌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숙회다. 맛은 회보다 더 부드럽다. 어떻게 조리하건 농어는 담백하면서도 쫄깃쫄깃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젓·찌개·탕·지리·구이로 먹어도 좋다. 찌개를 끓일 때는 생강을 조금 넣어야 비린 맛이 가시고 감칠맛이 더해진다. 요리할 때 레몬ㆍ무채 등을 곁들이면 농어에 유독 부족한 비타민 C를 보충할 수 있다.

농어는 넙치(광어)·조피볼락(우럭)처럼 흰 살 바다 생선이다. 여느 흰 살 생선들처럼 영양적으론 고단백(100g당 18.2g)·저지방(1.9g) 식품이다. 지금처럼 한참 맛이 오를 때는 살의 지방 함량이 배 이상 높아진다. 농어의 지방은 대부분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 지방이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회춘 비타민’이자 ‘항산화 비타민’인 비타민 E, 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 뼈·치아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도 풍부하다.

열량은 흰살 생선답게 그리 높지 않다(생것 100g당 96㎉, 넙치는 103㎉). 붉은살 생선인 고등어(183㎉)의 절반 정도. 다이어트 중이라도 양껏 즐길 수 있는 생선이다.
한방에선 오장을 튼튼하게 하는 생선으로 친다. 동의보감엔 “위 건강에 이롭고 힘줄과 뼈를 강화한다”고 돼 있다.

쓸개는 ‘바다의 웅담’이라고 불린다. 농어 쓸개로 담근 쓸개주는 좀처럼 취하지 않으며 과음한 다음 날 속을 풀기 위해서도 마셨다.

농어는 노인과 임산부의 보신 음식으로도 권할 만하다. 중국 당나라 때 저술된 식료본초라는 의서엔 “임신 중 하혈ㆍ복통 등이 있는 여성(특히 초산부)에게 농어국을 끓여 먹이면 지혈ㆍ안정이 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일본에선 농어를 ‘스즈키’라고 부른다. 대표 생선이라는 뜻이다. 스즈키(鈴木)라는 성을 가진 일본인이 많은 데서 유래했다.

농어는 지방에 따라 깔따구·껄떡이·절덕이·까지매기·농에 등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방어·숭어처럼 자라면서 이름이 계속 바뀌는 이른바 출세어(出世魚)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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