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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용산·동대문, 경기는 GTX에 역점 … 인천 송도 경제 자유구역은 전면 재검토

오세훈(한나라당) 서울시장은 재선 이후 용산개발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사업에 역점을 두고 일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한나라당) 경기도지사는 서울과 경기 남·북부를 30분 안에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건설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송영길(민주당) 인천시장 당선자는 151층 인천타워 건설 등 송도 경제자유구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세입자 보호대책에 초점을 맞춘 구도심 정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오세훈·김문수·송영길 당선자의 개발 공약 점검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그동안 수도권에서 추진되던 각종 개발사업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인천은 지방권력의 교체가 이뤄졌고, 서울·경기에선 현직 시장·도지사가 당선됐지만 시·도의회는 야당이 장악했다. 기존에 발표된 개발 청사진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를 결정했거나 투자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선거 후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과거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지사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대형 프로젝트라도 다음 달 새로 구성될 시·도의회의 재검토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은 축소·보류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이 주체로 사업을 벌이는 재개발·재건축도 선거 결과의 영향권 안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선거로 뽑힌 시장·군수·구청장이 단계별로 인허가 권한을 쥐고 있는 데다 서울·인천에선 구청장이 사업 진행을 감시·감독하는 공공관리제 도입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오세훈·김문수·송영길 당선자가 선거 기간에 내걸었던 개발 공약과 앞으로 전망을 점검했다.

<ㅠ\b>내년 말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완공
오세훈 시장의 개발 정책은 ‘르네상스’와 ‘디자인’의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서남권 르네상스’ ‘동북권 르네상스’ ‘남산 르네상스’ 등 르네상스를 내건 사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핵심은 ‘한강 르네상스’다. 한강과 주변 공원의 환경을 산뜻하게 단장하는 것을 넘어 한강에서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를 거쳐 중국으로 가는 뱃길(한강 주운)을 열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여기서 거점이 되는 곳은 용산과 여의도다. 특히 용산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국제업무지구 51만㎡(약 15만4000평)에는 2016년까지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세우고 지상과 지하가 어우러지는 ‘입체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강변에는 중국으로 가는 배가 출발하는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 지난 임기 동안엔 “서울이 세계 10대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라고 큰소리를 쳤으며, 이번 선거에선 ‘입체도시 서울’이란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용산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매우 높아 보인다. 이번 선거의 개표 결과가 말해준다. 한강 이북 14개 구 가운데 오 시장이 이긴 곳은 용산구와 중구뿐이다. 중구의 득표율 차이는 0.39%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용산구에선 오 시장(득표율 51.15%)이 한명숙 후보(42.91%)에게 크게 앞섰다. 용산 구청장 선거에선 민주당의 성장현 후보가 이겼다. 용산 주민의 상당수가 시장은 한나라당, 구청장은 민주당으로 엇갈려 투표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는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당장 시의회가 문제다. 사업 추진에는 돈(예산)과 제도(조례)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둘 다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4대 강 사업과 대운하를 당론으로 반대하는 민주당 시의원들은 한강 뱃길 구상의 재검토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 시의원들은 용산 개발 자체를 막지는 않더라도 개발계획에서 여객터미널 건설은 빼라고 오 시장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용산 개발 사업자 컨소시엄에는 모두 30개 업체가 참여하는데 서울시 산하의 SH공사를 제외하면 여객터미널에 별로 미련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의 복잡한 이해 관계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오 시장이 직·간접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디자인 서울’의 핵심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 건설이다. 내년 말까지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3755억원을 들여 랜드마크 건물을 짓고 서울 디자인 산업 육성의 중심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2007년 국제 설계경기를 거쳐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환유의 풍경’이란 작품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물결이 흐르는 듯한 곡선 형태의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오 시장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2011년 DDP가 완공되면 서울도 ‘세계 최초이면서 단 하나(World First, Only One)’인 랜드마크를 가진 도시가 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그 순간이 기다려진다”고 각별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면 민주당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한명숙 후보는 선거 운동 기간 “DDP 사업은 (디자인이 아니라) 4000억원짜리 토목건설”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올 11월 시의회 예산 심의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미 4년째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민주당 시의원들이 뒤늦게 제동을 걸기는 어려워 보인다.

재건축·재개발은 정치적 입장 차이가 크지 않다. 주민들의 민원과 밀접한 지역 개발 사업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구역을 조각조각 나눈 뒤 해당 주민들이 각자 알아서 사업을 추진하는 ‘정비예정구역’을 폐지하는 대신 생활권이란 비교적 넓은 관점에서 종합적인 밑그림을 그리는 ‘주거지 종합관리계획’을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받기만 하면 개발의 기대감으로 땅값이 치솟지만 정작 사업이 진행되는 속도는 더디고 그 과정에서 주민 갈등만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재건축·재개발 제도 개편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공공관리제 도입이다. 지난해 ‘용산사태’를 계기로 탄생한 공공관리제는 이미 성동구 성수지구 등에서 부분적으로 적용했다. 하지만 서울 전역에서 공공관리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조례를 고쳐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서울시는 21일 열리는 시의회에 조례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단호하게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공공관리제는) 엄청난 저항과 이익 집단의 광범위한 로비가 예상된다. (직원들에게) 전쟁을 치른다는 심정으로 일을 추진하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2014년 화성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개장
수도권 광역 급행철도(GTX, Great Train eXpress)는 김문수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핵심 공약이다. 땅주인에게 보상이 필요 없는 깊은 땅속(지하 50m)에 최대 시속 200㎞의 고속철도를 깔겠다는 것이다. 노선은 A(동탄~성남~강남역~서울역~일산), B(인천 송도~부천~신도림~용산~청량리), C(의정부~청량리~강남역~과천~군포)의 세 개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총 길이는 174㎞에 달한다. 올해 안에 타당성 조사와 우선 협상업체를 선정하고→내년에 설계를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2018년 개통한다는 일정표도 제시했다. GTX가 완공하면 일산에서 서울 강남까지 22분, 동탄신도시에서 강남까지 18분밖에 걸리지 않아 경기도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과 나들이가 매우 편해진다.

관건은 막대한 사업비 마련이다. 김 지사가 예상한 GTX의 총사업비는 12조원인데, 이 중 7조2000억원(60%)은 민간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또 ▶2조4000억원(20%)은 복합환승센터 등 개발 이익금으로 충당하고 ▶중앙정부에서 1조8000억원(15%)을 지원받고 ▶경기도는 6000억원(5%)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즉, 재원 조달방안에서 남의 돈이 95%고, 경기도의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만일 목표한 만큼 남의 돈을 끌어오지 못하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김 지사는 임기 중 서해안을 해양 레저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고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기 북부의 개발에도 주력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서해안 프로젝트는 2014년 3월 개장을 목표로 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USKR)가 대표적이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그린시티 내 435만㎡ 부지에 조성되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워터파크·테마호텔·콘도미니엄·프리미엄 아웃렛과 18홀 규모의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

롯데자산개발·포스코건설 등 15개 투자사와 경기도는 올 1월 미국의 테마파크 운영업체인 UPR과 사업협약을 맺었다. 김 지사는 2014년까지 화성 전곡항과 연계해 해양산업단지와 요트허브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경기 북부는 2020년까지 미군 기지 이전과 군사시설 재배치로 생기는 땅에 산업단지·대학교·체육복합리조트 등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충남 해저터널 구상 제시
인천은 수도권 3개 시·도 중 가장 큰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 송영길 당선자가 기존 정책의 ‘전면 재검토’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송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안상수 시장의 정책에 대해 ‘재정파탄’ ‘완전실패’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송도 경제자유구역은 중대한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송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외자유치를 한다면서 외국인 직접 투자액은 총사업비의 2%도 안 되고, 외자유치라는 사업의 대부분은 부동산 개발사업”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시장 직속 기구를 설립해 사업 전반을 재점검하겠다. 부당한 개발특혜를 차단하고, 개발이익을 환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당선자의 대안은 송도에 투자하는 국내 첨단기업에 외국인 투자와 마찬가지로 규제완화와 세금감면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송도를 부품소재·항공정비·바이오·물류·정보기술(IT) 등 고부가가치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관건은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조를 얼마나 얻어낼 수 있느냐다. 송도에 오는 기업에 규제완화 등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선 법령을 고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통령과 국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송 당선자의 뜻을 쉽게 관철하도록 도와 주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법령 개정 과정에서 ‘지방 균형발전론’과 ‘특혜시비’를 모두 피해가야 하는 것도 송 당선자의 숙제다.

구도심의 재개발·재건축에 대해 송 당선자는 ‘세입자 보호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펴낸 『벽을 문으로』라는 책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거주할 공간을 재개발·재건축이란 명목으로 때려 부순다. 용산참사가 구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3조원의 ‘도시재창조기금’을 모아 구도심을 살리는 데 투입하는 것이다. 기금의 재원은 송도의 개발이익을 일부 거둬들이고 다른 사업에 쓰는 인천시 예산을 아껴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서울과 비슷한 공공관리제와 ‘공동체 개발방식’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송 당선자의 공약에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드물다. 현재 인천시 재정상태를 위기라고 보고 세금을 최대한 아껴 쓰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해안 시대를 대비해 인천과 충남 당진·서산을 잇는 ‘인천~충남 해저터널(45.3㎞)’계획이 눈에 띈다. 예상되는 총공사비는 12조5750억원인데 중앙정부의 지원과 민간자본 유치로 해결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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