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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격투기 "한국 파이터 오라"

'K-1' '프라이드' 등 일본의 이종격투기 단체들이 거액을 싸들고 한국 선수 붙잡기에 나섰다. 태권도.유도.레슬링 등 격투종목에 강하면서 스포츠 흥행도 괜찮은 편인 한국을 새로운 시장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주 타깃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중량급 선수들이다. 일부 알려진 대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86㎏급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한 전기영(31.국가대표팀 코치)씨가 시작이다. 전 코치는 지난해 일본 프로레슬링의 대부 안토니오 이노키 측으로부터 종합격투기 전향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그쪽에서 큰돈을 제시하면 흔들릴까봐 아예 만나지도 않았다"고 전 코치는 말했다.

영입 작업은 올 들어 더 적극적이다. 역시 애틀랜타 올림픽 태권도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딴 '태권황제' 김제경(34.미국 연수 중)씨, 그리고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문대성(28.에스원) 선수가 K-1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역시 두 당사자의 냉담한 거절로 일단 무산된 상태다. K-1의 주관사 FEG(Fighting Entertainment Group)의 한국 에이전트는 "연수 중인 김제경을 링에 세워보려고 미국까지 찾아가 설득했지만 실패했다"고 못내 아쉬워했다.

하지만 조만간 한국 대표급 선수들이 이종격투기 무대에 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인 윤동식(32).김민수(29)선수는 최근 FEG의 다니카와 사다하루 사장으로부터 직접 제의를 받았다. 윤 선수는 "유도인의 자세를 지키기 위해 딱 잘라 거절했다"고 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95㎏급 은메달리스트인 김 선수는 "1년에 10억원쯤 주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꾸 제의가 들어와 거절의 의미로 농담 삼아 던진 말"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런데 K-1 측은 이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EG 관계자는 "김민수에게 연 10억원을 주면 한국 시장에 어떤 파급 효과가 있을지, 부상 예방 등을 위한 옵션 계약을 만들 것인지, 김민수의 동료인 윤동식과 동시에 계약하면서 가격을 협상해볼 것인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K-1 그랑프리 대회장(도쿄)에서 만난 FEG의 고위 간부는 "한국은 그 자체로서도 큰 시장이며 중국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큰 의미가 있다"면서 "보수적인 아마추어 종목에서 최고 스타 영입이 어려울 경우 최근 팀 해체 등을 겪고 있는 씨름(LG씨름단 지칭)에 눈을 돌리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본에서는 레슬링 국가대표 출신 최무배 선수가 프라이드에서 3승무패를 기록하며 싸우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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