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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심리전 유보 소식에 북한군 “좋은 뉴스” 인사

강창범 오오엔육육닷컴 사장이 개성공단에 있는 의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1일 오전 6시10분. 의류업체 오오엔육육닷컴 강창범(44) 사장은 서울 전농동 집을 나오자마자 개성공단으로 자동차를 몰았다. 동승한 기자에게 그는 “요즘 하루에도 네댓 번씩 잠에서 깬다”는 말로 첫인사를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개성공단에서 의류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후속 조치가 발표된 후 강 사장의 개성공단행은 지난달 27일에 이어 두 번째다.



개성공단 입주업체 CEO들 따라가보니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개성공단 입주 기업 설비의 남한 반출을 통제하겠다”는 북측 발표가 나오자 또 한번 긴장감에 휩싸였다. “은행 대출을 포함해 100억원을 투자했다. 개성 공장은 연면적 6000평(1만9800㎡)으로, 단일 공장으론 공단에서 가장 크다. 제대로 사업해 보자는 생각에 과감하게 투자한 건데….”



이 회사는 개성공단 사업에서 월 1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 강 사장은 “북측에 요청했던 인력이 2570명인데 250여 명밖에 확보하지 못했으니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 일부 생산물량을 중국 업체로 돌려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안함 사태가 터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측은 지난주 이 회사에 신규인력 25명을 배치했다. 북측이 오히려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력을 추가한 것이다. 강 사장은 “아무래도 개성공단은 다른 세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측 체류 인원 감축을 통보하면서 강 사장으로선 당장 품질이 걱정이다. 회사 측 체류 인원이 6명에서 3명으로 줄어 품질관리, 원·부자재 공급에 애를 먹고 있어서다. 그는 “마땅히 보상할 방법이 없어 위험수당을 올려준다고 했더니 체류 직원들이 ‘회사 사정을 뻔히 아는데’라며 사양하더라”며 “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 사장이 파주시 도라산 남북한 출입사무소를 통해 서울로 돌아온 것은 오후 6시가 넘어서였다. 그는 “지난주부터 남북한 출입사무소에 러시아워가 생겼다”고 했다. 체류 대신 출퇴근하는 인력이 급증하자 오후 5시부터 전에 없던 교통 정체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바로 전날 개성공단을 다녀온 전자부품업체 박현수(50·가명) 대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2년6개월 전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고 있다는 그는 “요즘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대북 심리전을 유보한다는 뉴스(30일)가 나오면서 북측 태도가 상당히 누그러졌다. 공단에 들어가자마자 북한군 관계자가 ‘좋은 뉴스 나왔죠’ 하면서 인사를 해 놀랐다. 하루하루가 전혀 다르게 굴러간다.”



뉴스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지만 입주 기업인들은 대체로 ‘일단 기다려 보자’는 분위기다. 강 사장은 “남북이 강경 대치를 계속한다면 어쩔 수 없이 (개성공단 사업을) 접어야겠지만 현재로선 체력이 될 때까지 버틸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 역시 “인건비와 품질을 따지면 개성공단은 중국보다 20% 이상 경쟁력이 있다”며 “조금 더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일부선 철수 계획도=정부의 천안함 후속 조치 이후 장비·자재 철수 계획을 밝힌 입주 기업도 있다. 한 입주업체 대표는 “공단 폐쇄에 대비해 장비와 자재를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대북 위탁가공업체 관계자들은 1일 정부의 천안함 조치에 따른 피해대책을 논의하고 “대북 조치가 갑자기 발표돼 위탁가공업체들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현재 북한에 있는 원·부자재를 (국내로) 반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도 3일 임시총회를 열고 정부에 개성공단 관련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파주=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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