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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보는 세상] 比較

무엇인가를 고를 때 이 행위를 잘 해야 한다. 이리저리 대상을 따져보고 다른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느 쪽이 더 나은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견줘보는 것, 한자로 말하자면 비교(比較)다.



견주는 행위 비(比)는 의미가 명확한 한자다. 문제는 교(較)다. 두 글자 모두 동사의 의미로 변했지만, 교는 원래 수레(車)의 부속품을 뜻했다. 이 글자의 뜻풀이를 두고 다소 혼란이 없지 않다. 그러나 교는 수레에 올라타는 사람이 사용했던 일종의 손잡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구리로 만든 수레의 손잡이 ‘동교(銅較)’가 중국 옛 무덤에서 출토되고 있으니 말이다.



수레는 고대 중국에서 자주 사용하던 운반수단이다. 전쟁터에서 쓰이기도 했지만, 평시에는 요즘 사람들이 즐겨 타는 승용차 역할을 했다. 현대인들이 호화 명품 차량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듯이, 고대 중국인들도 수레에 신분 과시용의 장치를 만들었다.



그게 손잡이였던 교다. 고대 동양사회에서는 엄격하게 신분과 계급을 나눴다. 수레에 올리는 손잡이의 수량과 모양도 그 신분과 계급에 따라 달랐다. 일반 하층 귀족인 사(士)의 경우 수레 위에 한 개의 손잡이만 올릴 수 있었다. 상층 귀족인 공경대부(公卿大夫)는 두 개의 손잡이 설치가 가능했다.



한때는 문관(文官)의 경우 푸른색, 무관(武官)은 붉은색 장식을 했다고 한다. 황금으로 만든 손잡이는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었고, 시대에 따라 지위가 높은 관리들은 사슴 모양 또는 사슴뿔로 만든 손잡이를 썼다고 전해진다. 수레에 올려진 손잡이만 봐도 그 사람이 대강 어떤 신분의 인물인지 판가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비교일 것이다. 아울러 이리저리 대상을 서로 견줘서 따져본다는 뜻의 계교(計較)란 말도 여기서 비롯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교량(較量)도 그와 비슷한 단어다. 씨름판에서 힘을 겨루면 교력(較力)이다.



교단량장(較短量長)이라는 성어도 있다. 길고 짧은 것을 가리는 것이다. 교능(較能)은 여러 사람 중에서 우수한 인재를 뽑는 행위다. 지금이 그런 계절이다. 6·2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쳐 있다. 막강한 권한을 위임한 각 지방자치단체장을 가려 뽑아야 한다. 옥석(玉石)을 잘 가려야 하는데, 어느 때보다 신중한 비교가 필요하다.



유광종 중국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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