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월드컵 응원곡의 주인공, 거친 포스로 진가 발휘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이영희의 코소코소 일본문화 - '못난이 아이돌그룹’ 에그자일

우연히 만난 일본인이 “좋아하는 일본 가수가 누구예요”라고 묻는다면, 아는 척 좀 하고 싶지만 당최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면? 이럴 때를 대비해 이들의 이름 정도는 기억해주는 게 좋다. 바로 그룹 ‘에그자일(Exile)’이다. 일본의 수많은 가수 중 콕 집어 에그자일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이들이 요즘 일본에서 가장 트렌디한 동시에 ‘남들과는 조금 다른 독특한 취향’을 상징하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일본 가요계의 신기한 특징 중 하나는 음악과 스포츠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세계여자마라톤대회, 세계발리볼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 각종 스포츠 행사가 열릴 때마다 어김없이 인기가수들이 부르는 ‘일본 대표팀 공식 응원곡’이 발표된다. 이 노래들은 응원곡으로 쓰이는 동시에 음반으로도 발매돼 전국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행사인 올림픽과 월드컵의 경우 누가 응원곡을 부르느냐가 또 하나의 화제가 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응원가는 ‘스마프(SMAP)’가, 2010년 밴쿠버 겨울 올림픽 응원가는 ‘아라시(ARASHI)’가 불렀는데, 올해 가장 큰 스포츠 행사인 월드컵의 응원곡 ‘빅토리’를 부르게 된 주인공이 바로 남성 그룹 에그자일이다.



에그자일은 아이돌 그룹이라기보다는 ‘남성 퍼포먼스 그룹’으로 불린다. 멤버는 무려 14명. 처음에는 5명이었다가 7명, 그리고 최근 14명까지 불어났다. 한국에도 13명(현재는 10명 체제로 활동 중)의 멤버가 활동하는 대형그룹 ‘슈퍼주니어’가 있지만, 에그자일이 이들과 다른 점은 노래를 부르는 보컬 담당과 뒤에서 춤을 추는 퍼포먼스 담당이 확실히 나눠져 있다는 점. 한마디로 가수와 백댄서가 한 팀을 이룬 셈인데, 아쓰시와 다키히로라는 두 대표 보컬의 노래실력도 뛰어나지만, 열 명이 넘는 퍼포먼스팀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인 무대연출이 장관이다.



몇몇의 대형 기획사가 쥐락펴락하는 일본 가요계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기획사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운영해가는 몇 안 되는 팀이기도 하다. 2008년 ‘에그자일 러브’, 2009년 ‘아이스베키 미라이에(愛すべき未へ)’ 앨범을 100만 장 이상 팔아 치우며 일본레코드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한 이들은 ‘에그자일 제너레이션’ ‘에그자일 하우스’라는 버라이어티 방송도 진행 중이다. 에그자일 소식을 담은 전용잡지를 창간하는가 하면, 멤버들을 캐릭터화해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퍼포먼스 담당 멤버들을 중심으로 ‘극단 에그자일’을 결성해 연극도 하고 있다.



이쯤이면 이들이 트렌디한 그룹이라는 건 충분히 설명이 됐을 터. 그러면 이들이 독특한 취향을 상징하는 이유는? 바로 ‘못난이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보컬 다키히로(사진)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왜 그랬니’ 싶을 정도로 험상궂은 인물들만 가려 뽑았다. 지난 22일 열린 일본 월드컵 축구 대표팀 출정식에서 이들의 ‘거친 남자 포스’는 진가를 발휘했다. 사실 외국인(특히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기엔, 거대한 사카모토 료마 동상을 뒤에 세워두고 ‘사무라이 블루’라는 비장한 이름을 선포하는 이날 행사가 조금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운동복을 입고 늘어선 대표선수들 앞으로 응원차 들렀다며 검은 양복을 빼 입은 14명의 에그자일 오빠들이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순간 생각했다. ‘과연 누가 운동선수고 누가 연예인이야? 차라리 저들에게 일본 축구의 미래를 맡기는 게 더 마음 든든하지 않을까나~.’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현재 도쿄 게이오 대학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고 있다. 아이돌과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을 학업으로 승화 중.







중앙SUNDAY 무료체험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