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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서 패하면 부담, 신발 바꿔 신고 열흘 넘게 강행군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6·2 지방선거 꿈쩍 않던 박근혜, 대구 달성군 지원 나선 까닭

29일 오후 1시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사무소 앞거리.

박근혜(사진)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차에서 내렸다. 청색 재킷에 푸른 빛이 나는 정장 바지 차림이었다. 이곳은 대구 시내에서 꽤 떨어진 곳이라 시골 분위기가 났다. 박 전 대표는 먼저 면사무소에 들러 근무 중인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토요일이라 직원이 몇 안 됐다. 면사무소를 나온 박 전 대표는 “많이 걸어야 하니까…”라며 차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약간 굽이 있는 검정 구두에서 걷기 좋은 단화로 바꿔 신었다.



박 전 대표가 거리로 나서면서 조용했던 시골 길이 분주해졌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청하자 주민들이 반색한다. 지나가던 승합차도 멈춰 섰다. 박 전 대표가 차 안으로 손을 넣어 악수를 했다. 주민들이 박 전 대표를 향해 “(선거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하자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길가로 나선 박 전 대표는 개미집 곰탕, 수진다방 등 길가에 늘어선 동네가게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찾아 들어가 지지를 호소했다. 발걸음이 무척 빨랐다. 길가에서 중학생쯤으로 보이는 세 명의 남학생이 다가와 “사진 한 장 찍어주세요”라고 하자 박 전 대표는 함께 휴대전화로 사진도 찍었다. 박 전 대표와 악수를 했던 한 학생은 “나는 오늘 손도 안 씻을 거야”라며 팔짝 뛰었다.



마을 주민 10여 명이 모여 있는 화산1리 마을회관에선 직접 방까지 찾아 들어가 방바닥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다. “농사 일이 바쁘셔서 뵙기가 쉽지 않네요. 안녕하셨어요”라고 박 전 대표가 인사하자 주민 한 명이 “지난번에 말씀드렸는데 마을 저 건너편에 다리가 잘 놓아져 참 편하다. 고맙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중간중간 차로 이동하며 세 군데 마을을 찾아가는 선거 유세를 했다. 그의 뒤에는 달성군수로 출마한 이석원 한나라당 후보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아이위시 아파트 경로당에선 주민 30여 명과 약식 간담회도 했다. 한 주민이 “실제 보니 체력이 강하게 안 보이시는데 건강하신지”라고 묻자 박 전 대표는 “몸이 큰 사람만 건강할 거 같지요? 저처럼 작아도 다부질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다음에 오실 때는 대통령이 돼 오시라”고 하자 순간 경로당에 박수가 터졌다.



오후 2시30분 달성군 다사 토요시장. 이곳에선 김범일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를 비롯,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역 후보들이 총출동했다. 서상기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이해봉·박종근·주성영·조원진 의원 등도 자리를 했다. 다사 지역은 달성군 중에서도 도심이어서 사람들이 북적댔다. 태극기를 든 사람, 풍선을 든 사람 등 다양했다. 몰려든 사람들과 악수를 나눈 후 박 전 대표가 유세차에 오르자 운동원들과 지지자들이 “박근혜” “박근혜”를 연호했다.



박 전 대표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항상 큰 힘이 돼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 덕분에 바르고 소신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앞으로 4년 동안 일을 할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달성에는 복지·문화 시설 등 부족한 것이 많다. 이런 일을 하려면 중앙과 지역에서 손발이 잘 맞아야 하는데 과연 호흡을 잘 맞출 후보가 누구입니까”라며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유세 중 박 전 대표 주위에는 사복 차림의 여성 경찰 세 명이 지근거리에서 경호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테러를 당한 적이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일 달성에 내려와 강도 높은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28일에도 달성군 화원읍·논공읍·현풍면 지역 16군데를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그는 지역구 외의 선거 지원 요청에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르는 게 맞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지역에선 자신의 선거 이상으로 열심이다. 박 전 대표가 달성에서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것은 달성군수 선거 판세가 심상치 않았던 데 이유가 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여기다 서울에 머물 경우 다른 후보들이 선거 지원 요청을 해오면 거절하기도 난처하기 때문일 거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선거 초반 달성군수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석원 후보를 대구 MBC 보도국장 출신의 무소속 김문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박 전 대표로서는 달성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에 패할 경우 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나서 이런 분위기를 차단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을 수 있다. 실제 박 전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선 이후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지역 관계자들의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선거 유세 중 주로 지역 발전 등 선거에 대한 얘기만 했다.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선거의 최대 이슈가 된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기자가 “오랜만에 선거 지원에 나서니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그저 웃기만 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일(6월 2일)까지 다른 지역 유세 없이 달성에 머물 예정이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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