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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고 때리면 280야드, 신장도 170cm 넘어 당당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화수분인가. KLPGA투어에서는 해마다 대형 선수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올해는 대회마다 스타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다.

KLPGA 신인왕 후보들 DNA가 다르다

23일 춘천 라데나골프장에서 끝난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는 이정민(18·삼화저축은행)이라는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 올해 정규투어에 뛰어든 새내기 이정민은 서희경(32강), 조윤희(16강), 김현지(8강), 이보미(4강), 문현희(결승) 등 쟁쟁한 선배들을 차례로 누르고 매치플레이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이정민은 30일 현재 상금 랭킹 1위(1억5860만원), 신인왕 포인트 1위(445점)를 달리고 있다.

국가대표 출신인 이정민은 1m73㎝, 63㎏의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폭발적인 장타가 일품이다. 여기에 남자들도 다루기 힘들어하는 2번 아이언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명품 아이언’ 샷은 32강에서 함께 플레이 한 국내 골프여왕 서희경(24·하이트)도 인정했다. 서희경은 “함께 플레이를 하면서 이정민의 호쾌한 스윙에 반했다. 마치 남자 스윙을 보는 듯했다. 앞으로 한국여자골프를 이끌어 갈 차세대 대표주자로 전혀 손색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민은 2006년 한국주니어선수권대회, 2007년 호심배, 2008년 송암배 등에서 우승했고 2008년 11월에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폴로주니어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일찌감치 유망주로 손꼽혔다. 지난해 KLPGA 2부투어(드림투어) 11차전에서 우승하며 상금랭킹 상위 3명에게 부여되는 2010년 정규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획득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15차전 일정이 대학교 입시 면접 시기와 겹치자 이정민은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대학을 선택했다. 이정민은 지난해 11월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지옥의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에서 당당히 4위로 올해 정규투어 출전권을 획득했다. 특히 이정민은 올해 2월 태국 전지훈련 중 출전했던 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이미 예고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해 5관왕(신인, 다승, 상금, 최저타수, 대상)에 오르며 ‘골프지존’으로 우뚝 선 신지애(22·미래에셋)는 지난해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까지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LPGA투어로 진출한 신지애는 신인왕과 사상 첫 한국인 상금왕에 등극하며 한국여자골프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입증했다. 신지애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올해 4월 은퇴를 선언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여제 자리까지 물려받았다. 신지애가 떠난 국내 지존 자리는 서희경이 이어받았다. 서희경은 지난해 5승을 챙기며 상금왕, 다승왕, 대상을 거머쥐었다. 서희경은 올해 3월 LPGA투어 기아클래식에서 비회원 출신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국내 지존의 자존심을 지켰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지난해 막판까지 상긍왕 경쟁을 펼쳤던 ‘서희경-유소연’의 양강 체제로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4월에 열린 국내 개막전인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이보미(22·하이마트)가 우승하며 양강 구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보미는 현재 J골프 대상포인트 1위(129점), 평균타수 1위(71.27타), 상금랭킹 3위(1억4200만원)에 오르며 국내 골프여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특히 이보미는 올해 열린 6개 대회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는 등 안정된 실력을 뽐내고 있다.

4녀 중 둘째인 이보미는 전형적인 대기만성형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또래들이 앞다퉈 프로 무대에 뛰어들 때 이보미는 돈 대신 태극마크를 선택했다. 골프를 시작했을 때부터 꿈꿔온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1년을 보낸 이보미는 2007년 건국대학교에 진학해 대학연맹 대회에서 2승을 쌓은 뒤 그해 8월 뒤늦게 프로로 전향했다. 2008년 2부투어 상금왕으로 지난해 정규 투어에 합류한 이보미는 작은 키(1m60㎝)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장타(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거리 254.8야드·7위)를 자랑하고 있다.

‘빅3’ 외에도 김보배(23·현대스위스저축은행), 김혜윤(21·비씨카드), 양수진(19·넵스) 등이 롯데마트여자오픈, 러시앤캐시 채리티클래식, 한국여자오픈에서 각각 우승했다. 올 시즌 열린 6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자가 바뀌었다. 여기에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최혜정, 장하나, 김세영, 김지연 등이 올 시즌 2부투어에서 활동하면서 내년 시즌 정규투어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여자골퍼들은 하나같이 체구가 크고 기본기도 탄탄하다. 올 시즌 KLPGA투어 신인왕 후보인 이정민, 허윤경(20), 남지민(20·이상 하이마트), 이미림(20·하나은행) 등은 모두 1m70㎝가 넘는 훤칠한 체구를 자랑한다. 남지민은 키가 1m74㎝, 허윤경은 1m71㎝, 이미림은 1m72㎝이다. 이들의 드라이버 샷은 가볍게 250야드를 넘는다. 마음먹고 때리면 270~280야드도 보낼 수 있다. 단신의 불리함을 피나는 노력과 정교함으로 극복하던 선배들과는 다르다. 호쾌한 드라이버 샷과 롱 아이언으로 그린을 공략한다. 여기에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훈련으로 쇼트게임과 퍼팅 실력도 뛰어나다. 중학교 때부터 전문 트레이너, 심리학 교수와 함께 체력 훈련은 물론 멘털 훈련까지도 받았다.

한국여자골프가 이처럼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계속해서 스타 계보를 잇고 있는 것은 프로 문화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95년까지만 해도 KLPGA투어 대회 수는 12개를 넘지 못했다. 계약금도 미약했다. 투어만으로 생활하기가 힘들었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레슨과 투어 생활을 병행했다. 하지만 KLPGA투어는 2000년에 접어들면서 대회 수가 15개를 넘었고 2008년 25개, 2009년 18개, 올해는 23개(한일여자골프대항전, 국내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는 제외)나 된다. 2008년과 2009년 상금왕을 차지한 신지애와 서희경은 상금으로만 7억6000만원, 6억6000만원을 각각 벌었다. 여기에 계약금과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서브 스폰서 금액 등을 합치면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또한 프로가 정착되면서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프라도 구축됐다. KLPGA투어는 2000년부터 2부투어, 2006년부터 3부투어(점프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2000년 5개였던 2부투어 대회 수는 2006년 8개, 2008년 10개, 2009년부터는 15개로 늘었다. 정규투어에 뛰지 못하는 정회원, 준회원 선수들이 2부투어를 통해 실력을 연마할 수 있게 됐다. 2부투어에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3부투어(12개 대회)에서 다시 재도약의 꿈을 키울 수 있다. 총상금도 대회당 2부투어는 4000만원(우승상금 800만원), 3부투어는 3000만원(우승상금 600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골프 마케팅의 활성화와 KLPGA투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들의 스폰서 계약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상금 확대와 스폰서 계약 등으로 선수들은 투어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 2부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까지도 대부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이처럼 투어 규모가 커지고 정착되면서 선수들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게 됐다. 특히 한국여자프로골퍼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체계적인 훈련과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뒤에도 프로 무대에서 뼈를 깎는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고 있다. KLPGA투어가 화수분이라 불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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