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뱁새·도요새 ·잠깐새 10여 종 발견,물·먹잇감 풍부, 도심속 새들의 천국

“죽은 지 한 달쯤 된 것 같네요.”
탄천을 걷기 시작한 지 두 시간. 갑작스레 발견한 너구리 사체 앞에 멈춰 섰다. 몸통 길이는 30㎝쯤. 배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비틀린 얼굴에서는 날카로운 이빨이 보였다. 부패가 꽤 진행돼 가죽과 뼈, 이빨 정도만 남아 있었다. 탐사에 동행한 야생동물소모임 ‘하호’의 장슬아 회원은 “야생에선 작은 상처만 나도 쉽게 감염되어 죽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야생 너구리는 피부병만으로도 쉽게 죽는다. 너구리가 죽은 자리에서 1m가 채 되지 않는 곳에는 풀과 억새 따위가 엉켜 만들어진 은신처가 있었다.

야생동물탐사는 1일 오전 10시쯤 시작됐다. 출발 장소는 서울 장지동 지하철 8호선 복정역 근처 한강 탄천. 도착 지점은 서울 수서동이다. 좁은 탄천을 사이에 두고 양쪽 강변 풍경은 확연히 달랐다. 동쪽 강변은 주말을 맞아 산책하는 사람들로 부산했다. 강둑 위 왕복 6차로 도로엔 차들이 빠르게 달렸고 은빛 대형 빌딩이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전거도로가 때로는 환경을 해칠 수 있어요. 하천과 육상을 단절해 야생동물의 통로를 막는 꼴이 되죠.” 동행한 이병우 회원이 말했다. 이번 탐사에는 장씨와 이씨, 그리고 김지명씨 등 3명의 하호 회원이 함께했다.
서쪽 강변은 자전거도로는 물론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길조차 없었다. 잡초와 억새풀이 뒤엉켜 때론 손으로 헤치며 나가야 했다. 오래된 자동차 바퀴 자국엔 며칠 전 내린 비로 작은 웅덩이가 생겼다. 이름처럼 자그마한 꼬마물떼새는 웅덩이에서 목욕을 했고 까치들은 종종 나무에서 내려와 목을 축였다.

서쪽 강변을 걸은 지 10분. 처음 탐사팀을 맞이한 건 버드나무 가지 사이를 날던 붉은머리오목눈이였다. ‘뱁새’로 더 유명한 이 새는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다리 찢어진다’는 속담만큼이나 짧은 다리를 갖고 있었다. 겨울 철새인 지빠귀는 날씨가 늦게 풀린 탓에 아직 서울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탄천에는 크고 작은 야생조류들이 살고 있다. 쇠오리와 청둥오리부터 원앙, 직박구리, 왜가리, 서울에서 보기 힘든 도요새까지. 오전에 발견한 새만도 10종이 넘었다. 쇠백로는 하천 가운데 자리 잡고는 해녀처럼 물질을 하고 있었다. 몇 분 뒤 쇠백로는 자기 부리만큼 긴 물고기를 잡았다. 영역을 침범한 갈매기를 쫓아내는 까치 무리도 볼 수 있었다.

이병우씨는 “새들이 탄천에 많이 사는 이유는 두 가지다. 물과 먹잇감이 비교적 풍부하고, 하천 중간에 모래톱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래톱은 새들이 물속 먹이를 찾기에도 좋고 고양이 등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훌륭한 안식처다. 망원경으로 바라본 모래톱에선 도요새와 알락할미새가 물을 마시고 있었다.

정오쯤 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5분쯤 지났을까. 10여m 떨어진 억새풀숲에서 ‘파다닥’하는 소리가 나더니, 까투리가 날아갔다. 날갯짓엔 다급함이 느껴졌다. 이씨는 “까투리가 얼마나 가슴 졸이며 숨어 있었을지 상상이 간다”며 웃었다.죽은 너구리를 발견한 후에는 포유류의 흔적을 여러 군데서 발견했다. 먼저 찾은 건 너구리의 배설물이었다. 너구리는 한곳에 계속 배설을 한다. 그래서 배설물이 모여 있다. 배설물에는 동물 털이 섞여 있었다. 잡식인 너구리가 쥐 따위를 잡아먹고 배설한 것으로 보였다.

너구리 발자국도 찾았다. 진흙 위로 세모난 모양의 발자국에 4개의 발톱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김씨는 “사체·배설물·발자국 등 흔적으로 보아 이 지역에는 너구리가 집단으로 서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후 1시40분쯤에는 얕은 습지 흙바닥에서 동물의 두개골도 찾았다. 크기나 모양으로 보아 들고양이의 두개골일 가능성이 크다고 동행한 회원들이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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