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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고조되는 한반도 … 중부전선·경협 현장 가보니

국방부는 앞으로 2주간 군사분계선(MDL) 지역 94곳에 대북 확성기를 재설치해 FM방송 전파를 내보낼 예정이다. 확성기로 내보내는 FM방송은 야간에는 약 24㎞, 주간에는 약 10㎞ 내의 북한 지역에서 청취가 가능하다. 사진은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에 따라 2004년 6월 16일 장병들이 서부전선 오두산전망대에서 대북 선전용 확성기를 철거하는 모습. [중앙포토]
전방GOP  확성기 설치 중 … 북 격파 위협에 방탄유리도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다. 25일 오전 10시30분쯤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중부전선. 태풍전망대로 향하는 길목의 민통선(민간인출입통제선)에 설치된 육군 28사단 초소 앞쪽 도로에는 삼중, 사중으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다. 민통선을 지나 차량으로 휴전선 방면으로 올라가는 곳곳의 초소에서는 소총을 든 장병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경계근무 중이었다.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대국민담화에 대한 북한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 격파 위협 등으로 긴장의 수위는 한층 올라간 듯했다. 이 부대는 대북 심리전 재개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했다. 부대 관계자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위한 확성기 설치와 운용을 위해 어제부터 2주일간 예정으로 장비 정비 및 추가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후 합참의 지시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되면 24일부터 다시 시작한 대북 FM방송(자유의 소리) 등을 확성기로 내보낸다.



그래서인지 5㎞가량 민통선 도로를 달려 다다른 산 정상의 태풍전망대는 폭풍 전야의 적막 그대로였다. 다음 달 국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시작되면 북한군의 총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대형 방탄유리가 북쪽 방면으로 설치돼 있었다. 평소 수백 명에 달했던 관광객은 이날 거의 보이지 않았다.



 태풍전망대=전익진 기자










개성공단 “남측 직원들 초긴장 상태 … 북한 직원들도 동요”



“개성공단 분위기가 이렇게 험악한 적은 처음입니다. 저보다 훨씬 오래 일한 선배들도 다들 ‘이번이 가장 심각하다’고 하더군요.”



25일 오후 3시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만난 한 제조업체 사원 석모(24)씨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이틀 동안 개성에 있다 돌아오는 길이었다. 석씨가 일하는 업체는 개성공단 1단계 시범단지에 입주한 제조업체로, 북한 직원 1000여 명에 남한 직원 8명이 일하고 있다. 석씨는 이곳에서 8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조업체 사장 김모(50)씨는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로 타격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5일 오전 개성공단 입주업체 사장들 사이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고 전했다. “언제까지 하고 쉬어야 하나” “이럴 바에야 아예 문을 닫는 게 낫다”는 등의 말이 오갔다고 한다. 김씨는 “정부에서 기업별로 체류 인원을 정해줬다는 건 사실상 ‘준폐지’로 봐야 한다”며 “남한 직원들이 다 초긴장 상태다”고 말했다. 북한 직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성으로 가기로 예정돼 있던 인원 608명 중 실제로 나간 인원은 230여 명 에 불과했다.



파주=김진경 기자






인천·속초 정기 컨테이너선 올스톱 … 하역직원들 일감 사라져



대(對)북한 교역의 중심인 인천과 속초항에 북한 선박이 사라졌다. 매년 수백만 달러에 달하던 북한산 수산물과 물품 등의 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관련 회사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 북한 역시 교역 중단으로 엄청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25일 오전 인천항 제1부두 제1물량장. 지난주까지만 해도 연돌에 인공기를 그린 북한 화물선이 정박해 있었던 소형 부두였지만 적막감만 감돌고 있었다. 8년 만에 남북 교역이 멈춘 것이다.



같은 시각 인천시 중구 항동의 국양해운 인천사무소. 직원들은 22일 남포항으로 떠난 이 회사 컨테이너선 트레이딩 포춘호(2864t급)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있었다. 손보갑 인천사무소장은 “별 일이야 없겠지만 예정된 27일에 인천항으로 무사히 돌아올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일반 화물선은 물론 주 1회씩 서로 교차 운항했던 정기 컨테이너선도 발이 묶였다. 인천~남포항 간에는 2002년 2월부터 우리 측 컨테이너선이 왕래를 시작했다. 북한도 지난해 5월부터 동남1호를 남북 컨테이너 항로에 취항시켰다. 남북 간 컨테이너 화물의 화주 대부분은 북한 현지에서 임가공 사업을 하는 우리 기업들이었다. 의류·TV·라디오 등의 원부자재들을 북한으로 실어 가 북한의 값싼 노동력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들여왔다.



◆속초항=25일 오후 강원도 속초항운노동조합 휴게실은 텅 비었다. 조합원이 17명이지만 일감이 없어 일찍 퇴근한 것이다. 지난주만 해도 북한 선박 14척이 속초항으로 들어와 가리비와 조개를 하역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곳이다.



속초지역에는 10개 무역업체와 직원, 하역업체, 선박대리점, 운송차량, 관세사 등 200여 명이 북한산 수산물 교역에 종사하고 있다. 문정학(59) 항운노조 총괄반장은 “ 노조 수익의 70% 이상을 북한 선박에 의존했는데 교역이 중단되면 조합원의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산물 반입이 중단되면서 조개류 값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속초 중앙시장에서 현대조개를 운영하는 최윤기(47)씨는 “참조개의 경우 1㎏에 2000원에서 일주일 만에 4000원으로 배가 됐다” 고 말했다.  



인천·속초=정기환·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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