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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칼럼] ‘핵 없는 세상’ 유럽도 나서라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개최된 워싱턴 핵 안보정상회의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는 핵무기 감축이 가장 중요한 지구촌 의제란 것을 보여준다. 올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꿈인 ‘핵 없는 세상’의 실현 여부가 판가름 날 해다.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양국의 핵무기를 대폭 감축하는 내용의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SRART-Ⅰ)에 서명했다. 미국은 또 향후 4년간의 핵 정책이 담긴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도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엔 핵 비보유국의 생화학무기 공격 등에도 핵무기로 보복하지 않는 등 핵무기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세계 지도자들은 이런 움직임이 북한과 이란에 확실히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엔 약 2만3000개의 핵무기가 있다. 냉전시기의 4만여 개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한 것이다. 그래도 이 정도 양은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5만 개를 합친 것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진다. 핵무기 감축이 시급한 이유다. 미국·러시아·프랑스·영국·중국이 이 중 90%를 가지고 있다. 다행히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과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정에서 전략 핵탄두를 1550개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그러나 핵무기 감축은 길고도 순탄치 않은 일이다. 핵탄두를 해체·파괴할 수 있는 수량은 한정돼 있다. 미·러 양국이 연간 파괴할 수 있는 핵무기의 양은 약 500개다. 이 정도론 2025년까지 전 세계 핵무기를 2000개 이하로 줄이자는 국제핵비확산군축위원회(ICNND) 보고서의 목표는 이뤄지기 힘들다. 북한·이란이 아닌 제3의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할 위험도 있다.



ICNND 보고서는 핵 위협 감소를 세계적 의제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NPT 평가회의에서 공식 제출되는 이 보고서는 세계 각국에 전할 20개의 제안으로 구성돼 있다. ICNND는 보고서에서 핵무기 보유 국가들이 “핵공격 억지(抑止)가 핵 보유의 유일한 목적이며 핵무기를 더 늘리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핵 선제 사용 금지 선언’도 제시했다. 물론 여기엔 선언 위반을 막기 위한 강제 기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핵무기 생산을 꾀하는 국가를 처벌하는 의무조항이 있어야 한다.



또한 미·러 양국의 핵무기 감축 움직임에 맞춰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전술 핵무기 철수도 생각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즉각 철수보다는 향후 이 전술 핵무기를 어떻게 통제해야 할지부터 논의해야 한다. 미국의 핵 억지력이 즉각 없어진다면 유럽 안보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도 전술 핵무기의 유일한 목적은 ‘핵 공격의 억지’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마도 유럽은 미국의 핵우산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일 것이다. 미국의 핵무기는 냉전 동안 유럽 내 평화를 정착시키고 핵무기 확산을 막았다. 그러나 이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감축 움직임에 유럽도 동참해야 할 때다. 미·러가 본을 보이지 않았다면 핵 보유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세상이다.



클라우스 나우만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위 의장



정리=이승호 기자ⓒProject Syndic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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